RBC헤리티지 첫날 3언더파 상큼 출발, 세계랭킹 1위 데이 3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잠룡(潛龍)' 김시우(21ㆍCJ그룹)가 모처럼 수면 위로 떠올랐다.
15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 하버타운골프장(파71ㆍ7101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헤리티지(총상금 590만 달러) 첫날 3언더파를 작성해 공동 7위에 포진했다.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브랜던 그레이스(남아공) 등 공동선두(5언더파 66타)와는 불과 2타 차, 일단 우승 경쟁이 가능한 자리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김시우가 바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올 시즌 주목해야 할 9명의 루키'다. 2012년 17세로 퀄리파잉(Q)스쿨을 통과해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안았지만 '나이 제한(18세)' 규정에 걸려 제대로 출전도 못해보고 투어카드를 날렸다. 2013년부터는 Q스쿨이 폐지되는 불운까지 겹쳤다. 지난해 8월 웹닷컴투어 상금랭킹 10위 자격으로 3년 만에 PGA투어에 복귀했다.
이날은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었다. 평균 1.55개의 '짠물퍼팅'을 동력으로 삼았다. 마스터스 직후 월드스타들이 휴식에 들어가 상대적으로 우승 경쟁이 수월하다는데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1월 소니오픈 4위와 커리어빌더 공동 9위 등 선두 다툼 경험이 충분하다는 게 고무적이다. 커리어빌더에서는 특히 셋째날 8언더파를 치는 등 '몰아치기' 능력을 과시했다.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넘어야 할 산이다. 공동 3위(4언더파 67타)에 있다. 지난달 아널드파머인비테이셔널에 이어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델매치플레이에서 2연승을 일궈냈고, 마스터스를 공동 10위로 마무리해 최근 PGA투어에서 가장 뜨겁다. 5언더파로 잘 나가다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번째 샷한 공이 벙커에 박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는 바람에 보기를 적어낸 게 아쉬웠다.
선두권은 매트 쿠차(미국)가 데이의 공동 3위 그룹에 포진해 '복병'으로 등장했다. 한국은 '탱크' 최경주(46ㆍSK텔레콤)가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타를 줄여 공동 25위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프로 데뷔전'에 나선 브라이슨 디챔버(미국)가 이 그룹에 합류했다. 김민휘(24)는 공동 36위(이븐파 71타), 노승열(25ㆍ나이키골프) 공동 58위(1오버파 72타), 강성훈(29)은 3오버파의 난조로 공동 104위로 추락했다.
어니 엘스(남아공)는 공동 58위에서 '퍼팅 입스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마스터스 1라운드 1번홀(파4)의 6퍼팅 참사로 갤러리의 안타까움을 자아냈지만 평균 1.78개의 퍼팅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다. '하버타운의 사나이' 데이비드 러브3세(미국)의 통산 6승 사냥은 녹록지 않다. 공동 86위(2오버파 74타)다. 1987년을 비롯해 1991년과 1992년, 1998년, 2003년 등 이 대회에서만 5승을 쓸어 담았고, 이번이 28번째 등판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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