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로 글로벌 금융 시장 불확실성까지 커져, 투자 보다 관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브렉시트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투자를 자제하고 사내 유보금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투자 대신 구조조정, 신사업 개척 대신 기존 사업들의 재편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1분기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조677억원으로 지난해말 3조629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2014년 말 1조6433억원과 비교하면 3.7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현대차는 852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해 2015년말 5833억원, 2014년 7083억언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LG전자도 1조2807억원의 현금 및 현금 성 자산을 확보하며 지난해 말 6782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에 미상각 자산을 포함한 사내유보금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국내 1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은 530조원에 달한다. 20대 그룹까지 확대하면 650억원, 30대 그룹의 사내 유보금을 모두 더하면 750조원을 넘어선다.
국내 주요 기업들의 곳간 채우기는 산업계 전반에 걸친 사업재편과 구조조정 때문이다. 비대해진 덩치를 줄이는 과정에서 투자와 고용 확대 보다는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데 주력하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의 투자 심리도 더욱 위축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의 경우 미리 곳간을 채워놓길 잘했다는 평가도 흘러나온다. 주요 기업들은 브렉시트가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실물시장으로 옮겨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사업재편으로 국내 기업들의 사내유보금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급증한 가운데 글로벌 금융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지며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기업 대다수가 당분간 적극적인 투자 보다는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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