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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롯데]'비리의 싹' 자르며 읍참마속, "감히 또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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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의 각별한 총애 받았던 신헌 전 대표, 횡령·배임 혐의로 '불명예' 사임
내부비리, 비자금 조성 등으로 얽히면 '경질'…"예외없다"는 분위기 조성
신 이사장도 읍참마속될지 주목…"이런 상황에서 비자금 조성? 누가 감히"


[위기의 롯데]'비리의 싹' 자르며 읍참마속, "감히 또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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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롯데그룹은 지금까지 배임·횡령 등의 의혹이 생겨날 경우 곧바로 해당 임원을 경질시킬 정도로 '비리'에 있어서 감시·관리를 철저히 해왔다. 아무리 그룹 총수가 각별 한 애정을 뒀던 임원이라도 이러한 잣대에서 벗어나 그룹 내 부정 이슈를 일으켰다면 읍참마속도 주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은 각 계열사에 대한 비자금 조성 의혹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신헌 전 롯데홈쇼핑 대표다.


롯데 공채 출신인 신 전 대표는 선배들보다 앞서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를 맡을 만큼 그룹 내 입지가 탄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을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 측의 사람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그러나 잘 나가던 신 전 대표는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납품업체 등으로 부터 받은 뒷돈에 발목을 잡혔다.

신 전 대표는 2008년 5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롯데홈쇼핑 임원들이 롯데홈쇼핑 사옥 이전 과정에서 방송장비와 인테리어 공사대금을 과하게 지급했다가 되돌려받는 방 식으로 횡령한 법인자금 6억5000여만원 중에 일부를 상납 받은 혐의와 납품업체가 제공한 청탁성 금품을 건네받은 혐의로 구속수감됐다. 검찰 조사에서 신 전 대표는 횡 령자금 2억여원을 상납받고, 납품업체들로부터 방송 편의제공 등의 청탁 명목으로 1억원 이상의 금품을 건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신 전 대표는 '뒷 돈 챙긴 CEO' 라는 불명예를 안고 자진사퇴했다.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을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의 집중 조사가 시작된 지 10여일 만이었다.


수사 초기까지만해도 롯데그룹은 "본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서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입장이었지만 이후 배임·횡령 사실이 확인되면 서 상황이 달라졌다. 표면상으로는 신 전 대표가 스스로 사퇴한 것처럼 나타났지만, 이보다는 그룹 내부에서 경질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뿐만 아니라 신 총괄회장의 맏딸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도 면세점 로비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경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내부비리 척결 등에 대해 확고한 원칙을 갖고 그룹 총수의 총애를 받았던 임원들도 경질해왔던 상황에서, 신 이사장 역시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신 이사장은 정운호 네 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면세점 입점 명목으로 수십억원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출국금지 된 가운데 검찰소환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신 이사장 측이 네이처 리퍼블릭으로부터 대가를 받고 면세점 입점과 우호적인 매장 위치 조정 등의 편의를 봐 준 정황을 포착했다.


롯데 계열사 한 관계자는 "이 정도로 엄격하게 비자금을 만들지 않도록 분위기를 형성해왔다"며 "현재 검찰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등 300억원이 비자금과 연관됐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나올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에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사실로 나올 경우 파장은 더욱 클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등 내부비리에 철저하게 대응해왔다고 주장하다가 검찰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온다면 여파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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