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더니…체육후원금 ‘찔끔’
[아시아경제 문승용] 광주광역시가 9월 시금고 선정을 위한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광주시금고 계약이 올해 연말 만료됨에 따라 금융권의 치열한 유치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제1금고인 광주은행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제1금고인 광주은행은 시 전체 예산(2012년 금고지정 당시 기준) 3조 5629억 원 중 3조 4776억 원을, 제2금고인 국민은행 853억 원을 맡고 있다.
2012년 당시 입찰에 참여한 광주은행, 국민은행, 농협이 또다시 이번 시금고 공모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은행은 전북은행에 2014년 10월 인수된 뒤 체육후원금 지출을 틀어막고 있다.
광주은행의 광주FC후원금은 2011년 10억 원, 2012년 10억 원에서 2013년 4억5000만 원으로 줄었다. 2014년 전북은행이 인수한 뒤에는 2년간 후원금을 내지 않다가 올해 3000만 원 찔끔 지원했다.
더욱이 광주은행은 23년여 간 역도실업팀을 운영해오다 2015년 12월 해체하기도 했다. 실업팀 운영에 소요된 예산은 감독 1명에 선수 2명의 연봉과 실비 등 매년 3~4억 원이 집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광주은행은 역도실업팀을 해체하고 이미지에 맞는 스포츠단 운영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뚜렷한 종목조차 선정하지 못하고 있어 지역 스포츠 발전에 등한시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광주은행은 현재 지점을 대폭 줄이고 365ATM기를 늘리고 있다. 또한 1층 지점을 2층으로 옮기기도 했다.
광주은행이 적자경영을 모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여지기는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광주은행이 1997년 IMF구제금융시기 즈음에 주식이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현상이 발생, 인수합병에 물망이 오르기도 했다. 이 당시 시민들은 광주은행 살리기 운동에 동참, 우리사주 사주기로 한주에 수배에 달하는 손해를 감수하고 5천 원씩 매입해 광주은행 부활에 크게 공여했다.
그러나 광주은행이 전북은행에 인수된 뒤 지역의 배신자로 낙인찍힐 위기에 몰려있다.
광주시 체육계 한 관계자는 “이번 시금고 공모에 체육인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며 “광주은행이 지역 스포츠발전을 위해서라도 실업팀 창단과 광주FC 후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시민 김 모(42·광주 서구 풍암동)씨는 “광주은행이 지역 향토은행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시금고 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며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더니 딱 그 꼴”이라고 말했다.
문승용 기자 ms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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