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윤 인턴기자]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여자친구가 이별을 통보하자 교내에 악성 소문을 퍼트리고 괴롭힌 전 남자친구이자 동료교사가 징역2년을 선고받았다.
10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교사 최모(31)씨는 같은 학교 여교사 A씨와 2014년 4월부터 만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A씨가 최씨의 집착과 욕설 등 괴롭힘에 시달리다 헤어지자고 해 둘 사이는 끝이 났다.
하지만 최씨는 A씨가 자신을 피하자 침낭까지 싸들고 집 앞으로 찾아가 '무한 대기'를 하는가 하면, '이야기 좀 하자'며 소란을 피워 이웃집에 민폐를 끼치기도 했다.
"누나와의 관계를 학교 모든 사람이 알게 하겠다" "교장 선생님께 사실대로 말씀드리겠다" "일방적으로 연락 피하면 누나 곤란한 상황만 생길 거다" 라는 등의 협박 문자 메시지를 하루에도 몇 번씩 피해자에게 보냈다.
최씨는 실제로 동료 교사 두 명에게 '두 사람이 동거하면서 수시로 성관계를 가졌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보내 A씨 명예를 훼손하기도 했다.
이런 행동은 결국 학교 내에서 문제가 돼 최씨는 품위유지의무 위반으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그럼에도 최씨는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상태 메시지에 'A씨가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징계위원회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는 취지의 거짓 글을 또 올렸고, 주변 동료들에게는 헛소문을 퍼트려 A씨를 곤란하게 했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한 A씨는 결국 수사기관을 찾았고, 최씨는 재판에 넘겨져 1심과 2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1심 이후 선처를 받기 위해 공탁금까지 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의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형량을 줄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박인식 부장판사)는 "범행이 이뤄진 기간과 횟수, 피고인이 범행 후 보인 태도 등에 비춰볼 때 죄질이 심히 불량하고, 그로 인해 피해자가 학교 내외에서 겪었을 정신적 고통을 고려하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종윤 인턴기자 yaguba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