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올 하반기 삼성전자·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쟁' 키워드는 '원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올 하반기 신제품에 다양한 신기능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 가격 경쟁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8월 출시 예정인 대화면 프리미엄폰 '갤럭시노트' 새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부품 원가(BOM·bill of materials)를 전작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맞추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작 갤럭시노트5의 부품 원가는 298달러(약34만4000원) 수준이다.
갤럭시노트 새 제품에는 전작에 없었던 홍채인식 모듈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홍채인식 모듈의 원가는 그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적용됐던 지문인식 모듈 대비 많게는 3~4배 더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어떤 방식으로 홍채인식 기술을 구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면 카메라에 홍채인식 모듈을 적용해 최적화하더라도 통상 5~6달러 수준인 지문인식 모듈과 비교해 비싼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 새 제품에는 이밖에도 5.8인치 슬림 RGB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 스냅드래곤 823 프로세서 또는 엑시노스 8890, 4000밀리암페어아워(mAh) 배터리, 듀얼 픽셀 이미지센서를 적용한 12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등 전작에 없었거나 전작 대비 향상된 기능이 적용됐을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2016 삼성 모바일 솔루션 포럼에서 발표한 10나노 6기가바이트(GB) LPDDR4 모바일 D램과, 수심 1.5m 깊이에서 30분을 견딜 수 있는 IP68 등급 방수 기능도 탑재됐을 것으로 보인다. 램 용량이 클수록 스마트폰의 동시 작업 처리 능력이 향상된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갤럭시S7 엣지의 원가 경쟁력 올려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크게 개선했기 때문에 하반기 갤럭시노트 새제품에 대해서도 유사한 전략을 쓸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S7 32GB 모델의 부품 원가는 249.55달러(약 28만8000원)으로 갤럭시S5의 부품원가(256달러)와 유사하다. 갤럭시S6는 갤럭시S5보다 부품원가를 27% 이상 높여 지난해 삼성 스마트폰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영업이익률 부진에 영향을 줬다.
오는 9월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7' 역시 5.5인치 아이폰7 플러스 모델에 전작에 없었던 듀얼 카메라 모듈 장착이 예상된다. 이 경우 판매가격 상승이나 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하락을 감안해야한다. 이외에도 부품 원가 상승이 예상되는 3GB 램 적용 등이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 하반기 삼성 갤럭시노트와 애플 아이폰 새 제품 모두 대중들의 이목을 한 번에 집중시킬 만한 폼팩터(형태)상의 혁신은 없을 것으로 예상돼 결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중요한 기준은 가격이 될 것"이라며 "양사의 전략제품이 모두 출시 직전까지 사양 향상에도 불구하고 원가율을 맞추기 위한 노력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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