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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처녀성 검사' 받는 인도네시아 여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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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인권단체 "국가안보와 무관한 폭력"…여성 가운데 경찰에 투신하는 이 극소수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훌륭한 군인이 되는 데 필요한 요건은 무엇일까. 용감함? 충성심? 인도네시아 여군의 경우 여기에 처녀성까지 간직해야 한다.


지난해 5월 국제 인권 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인도네시아의 여군 입대 과정에서 처녀성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HRW는 처녀성 검사란 성차별에서 비롯된 폭력이라며 수치스럽고 비인간적인 처녀성 검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당시 HRW는 자카르타 군병원에서 복무 중인 한 전문의를 인용해 처녀성 검사가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검사는 대개 여의사가 맡지만 남의사에게 검사 받았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폭로했다.


HRW의 니샤 베리아 여성인권 국장은 "고통스럽고 비인간적인 처녀성 검사가 국가안보와 무관하다는 것을 인도네시아군은 깨달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HRW는 2014년 11월 현지 경찰이 여경 채용 과정에서 처녀성 검사로 반발을 사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당시 피해자들은 처녀성 검사에 따른 수치심, 고통, 정신적 충격을 호소했다.


HRW의 비난 이후 인도네시아 경찰은 처녀성 검사를 공식 종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인도네시아처럼 방대한 열도로 이뤄진 나라에서 처녀성 검사 폐지를 일률적으로 강제하기란 어렵다고 최근 지적했다.


바드로딘 하이티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여경 채용 과정에서 처녀성 검사가 폐지됐다"면서도 "다만 건강검진의 일환으로 '생식건강'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웹사이트에서 여경 채용 과정에 '임신 테스트'가 포함돼 있음을 고지했다. 자카르타 지방경찰청의 무시야파크 수석 의료관은 "새 검사법에 처녀성이 온전한지 테스트하는 과정도 있다"고 털어놓았다. 일반적으로 검사는 여의사가 담당한다. 그러나 여의사가 드문 지방에서는 남의사가 검사하기도 한다.


무시야파크 박사에 따르면 검사 결과가 여경 채용 여부를 결정짓지는 않는다.


인도네시아군은 여전히 처녀성을 검사한다. 인도네시아군 당국은 "혼전 성관계 경험이 있는 여성이라면 비도덕적인 사람"이라며 "비도덕적인 사람에게 어떻게 국가수호 임무를 맡길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한다. 게다가 남자 군인이 여군과 결혼하고 싶어할지 모르니 여군은 순수해야 한다는 얼토당토않은 논리도 펼치고 있다.


이에 군 입대 희망 여성들에게 처녀성 검사가 여성의 존엄과 국가의 영예를 드높이기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인도네시아 여성 가운데 경찰에 투신하는 이가 극소수인 것은 처녀성 검사 때문이기도 하다. 현재 인도네시아 경찰 병력 중 여성의 비율은 3%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성을 보호하는 경찰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지의 많은 여성이 성폭행이나 가정폭력을 당해도 남성 일색인 경찰에 신고하는 것은 기피하는 실정이다.


인도네시아 여성폭력근절위원회의 인드리야티 수파르노 위원장은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경우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다른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일이 별로 없다"며 "가장 가까운 친구에게도 가정폭력 문제를 털어놓지 않는데 어느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지난해 한 여성이 남편으로부터 학대 받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되레 남편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로 5개월 동안 철창 안에서 지내야 했다.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가 지배하는 인도네시아는 무슬림이 대다수로 여성 순결에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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