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피아 근절'과 '몸집 줄이기' 통해 국민눈높이 맞춘 전면적 쇄신 나서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정부가 발표한 국책은행 쇄신안의 핵심은 '산피아 근절'과 '몸집 줄이기'로 요약된다. '산피아'는 산업은행과 마피아의 합성어로, 산은 출신자들이 퇴직 후 거래기업이나 금융기관에 낙하산으로 가는 인사를 일컫는다. 임직원 재취업 심사를 강화해 '산피아'를 원천차단하는 한편 임원 포함 전체 정원을 줄이되 예산도 깎아 조직 슬림화를 유도하는 것이 골자다. 임금 인상분을 반납해 고통분담도 독려한다. 정부는 이번 국책은행 쇄신안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전면적 쇄신"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쇄신안에 따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임직원은 앞으로 계열 비금융자회사 취업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산은과 수은은 임직원 재취업 심사 시엔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취업심사를 도입키로 했다. 국책은행과 관련된 비금융회사 취업은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심사를 통해 취업이 허용된다. 예컨대 국책은행의 구조조정 유관기업인 자율협약, 또는 워크아웃 기업중 국책은행이 최대주주거나 최다채권자인 경우 취업을 '원천적으로' 금지한다. 산은은 이와관련 시기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수은은 이달 내로 공직자윤리법에 준하는 재취업 요건을 손질해 위원회 구성과 제도 운영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매각과 인력감축, 비용절감 등 국책은행의 '군살빼기'도 추진된다. 산은은 올해는 46개, 내년엔 44개, 2018년엔 42개를 매각하는 것이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중소와 벤처주식은 개별매각에서 공개 일괄매각으로 전환하고 매각 가능한 출자회사는 최대한 조기매각할 방침이다.
지점도 줄인다. 2015년말 82개 수준을 유지하던 산은의 현 지점중 8개를 없애 2020년까지 74개로 줄인다. 수은도 사택을 전부 매각해 비용절감을 도모한다. 인력 감축안도 눈에 띈다. 산업은행은 현 정원의 10%를 단계적으로 감축해 올해 기준 3193명인 인력은 2021년 2874명으로 줄일 계획이다. 수출입은행도 현정원(978명)을 5% 감축하는 안을 2021년까지 추진한다. 임원 수도 줄인다. 산업은행 부행장 자리 1명을 줄여 올해말까지 9명으로 맞출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부행장급 2명을 줄여 2018년까지 8명 자리만 남겨놓는다. 이에 맞춰 조직도 개편할 방침이다. 수은은 올 하반기 1개본부를 줄이고, 2018년까지 추가 1개 본부를 축소해 2018년까지 7개본부로 개편한다. 국내 지점과 출장소는 30% 줄여 2020년 9개로 맞출 예정이다.
성과주의 도입과 함께 보수와 경상경비 등 비용효율화도 추진된다. 산은의 전직원은 올해 임금상승분을 반납하고 팀장급 이상 직원도 2015년에 이어 올해도 임금상승분을 반납해야 한다. 수은도 올해 연봉을 전년대비 5% 삭감하는 동시에 전직원의 올해 임금상승분도 반납한다. 예산도 줄어든다. 산은은 경상경비를 올해 예산편성시 1.3% 삭감하고 내년 예산편성시 3% 추가 삭감할 예정이다. 수출입은행도 마찬가지다. 올해 경비예산은 전년대비 10% 삭감하고 2017년엔 추가 삭감할 예정이다.
국책은행의 '감시견' 역할을 할 조직을 확대한 것도 특징이다. 산은 내 '혁신위원회'를 새로 만들어 조직 진단을 통해 개선방안을 도출하고 정책금융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산은은 회장 직속으로 '기업구조조정 특별 보좌단'을 신설키로 했다. 수은도 경영자문위원회를 경영자문 평가위원회로 개편하고 자체 평가를 강도높게 실시키로 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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