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甲' 인식되며 이미지 차용하려는 유사브랜드 잇달아 출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브랜드 없이 고객 수요와 품질에만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이마트가 선보인 '노브랜드(No Brand)'가 오히려 이름값을 올리고 있다. '가격 대비 품질이 높은 제품'의 대명사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식되면서, 이 같은 이미지를 차용하기 위한 유사 브랜드가 잇달아 출원되면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은 현재 개인이 출원한 '노브랜드 락스타', 화장품 업체 이엔에스코리아가 출원한 '노브랜드' 상표에 대한 등록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노브랜드 락스타'의 전체 출원명은 '브랜드 마케팅 비용을 소비자께 돌려드리겠습니다. NO Brand LOCK STAR'로, 지난 2월 출원됐다.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로 출원명이 적혀있으며, 네개의 별이 그려져 있는 게 특징이다. 지정상품은 물통, 반찬통, 식기커버, 쌀통, 일회용 비닐장갑 등으로 이마트 노브랜드의 생활용품군과 겹친다.
화장품 업체 이엔에스코리아가 작년 5월 출원한 '노브랜드(NO BRAND)'의 경우 바코드 모양이 로고와 영문 노브랜드가 함께 적혀있다. 화장품과 유아용 세제를 홈페이지와 소셜커머스 쿠팡 등 온라인 유통채널에서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3월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노브랜드와 관련한 34개의 상표를 등록해 둔 상태다. 지정 상품군에 따라 별도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신제품이 나올때 마다 새로운 상표를 출원하는 것. 현재 추가 출원된 4개의 상표가 특허청의 등록 심사를 받고 있다.
노브랜드는 가정 식품이나 잡화에 대해 브랜드명을 붙이지 않고 판매하는 염가 제품을 통칭하는 대명사이기도 하다. 제네릭브랜드(generic brand)라고도 한다. 이마트가 적극적으로 비슷한 상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마트 측 역시 특허청의 이의제기 기간에 맞춰 내부적으로 문제제기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유사한 두개의 상표 모두 출원만 된 상태로, 특허청은 출원에 앞서 공고를 통해 3개월 정도의 이의제기 기간을 둔다. 이 이간동안 디자인이나 브랜드의 성격을 기준으로 유사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앞서 등록된 브랜드의 사업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노란 바탕에 검은 글씨가 쓰여진 상표의 경우 특허청에서 유사성을 판단해 반려할 수도 있고, 현재까지는 법무팀에서 별다른 입장을 정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