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코스닥 상장사 에치디프로의 고윤화 전 대표가 보유지분 매도로 큰 돈을 벌었다. 다만 이번 주식 처분으로 마지막 남아 있던 회사와 연결고리마저 끊겨 창업자로서 헛헛한 마음은 감출 수 없는 모습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 전 대표는 지난 20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보유지분 100만주(17.41%) 전량을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에 각 50만주씩 넘겼다. 처분가격은 주당 5642원으로 고 전 대표는 이번 매도를 통해 56억4200만원을 손에 쥐었다.
자신이 세운 회사의 주식 전량을 판 이유는 뭘까. 증권가에선 그간 고 전 대표가 점했던 위치를 보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치디프로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 전문 기업이다. 도어폰(주택의 현관에 설치하는 일종의 인터폰) 수리 기사 출신으로 시작한 고 전 대표는 1999년 첫 회사를 설립하고 2003년 경영권을 매각한 뒤 2004년 2월 에치디프로(당시 아프로하이테크)를 창업했다.
지난 2012년 더 큰 발전을 위해 회사를 동종 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했다. 카메라 기술을 보유한 에치디프로와 저장 장치 기술을 갖고 있는 아이디스가 손을 잡으면 강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아이디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이자 창업멤버인 정진호 상무가 회사의 공동 대표로 오면서 '힘'이 분산됐다. 정 대표는 대표 부임 후 부실을 털어내고 재고 자산을 정리하는 등 회사 곳곳에 신경을 썼다. 그렇다보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도 정 대표 쪽이었다. 지난해 상장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면에 나선 것은 창립자인 고 전 대표가 아니라 정 대표였다.
정 대표의 입김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고 전 대표는 지난 3월 회사 공동 대표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임기 만료가 이유였다. 12년 만에 창업자는 자연인으로 신분이 바뀌었다.
사측은 "고 전 대표는 퇴임 후 회사와 관계가 없어졌다. 지분매도 역시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닌 개인적인 사유"라며 확대해석에 선을 그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