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TV의 약 68%를 중국·대만 디스플레이 업체로부터 공급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제조한 패널 비중은 30% 아래로 떨어졌다.
24일 시장조사기관 IHS가 내놓은 'TV디스플레이 공급체인 현황(TV Display Supply Chain Tacker)'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3월 한 달간 삼성전자 TV 제조를 위해 납품한 삼성디스플레이의 패널은 총 88만5000장으로 점유율은 25.1%에 그쳤다.
삼성 TV 4대 중 1대만 자체패널을 쓰고, 나머지는 중국·대만·일본 등 외국산 패널 업체에게 물량을 내준 셈이다.
대만 패널업체 이노룩스는 삼성디스플레이와 비슷한 85만장을 삼성전자에 공급해 점유율 24.1%를 점했다. 이어 중국 차이나스타(16.9%), 중국 BOE(15.9%), 대만AU옵트로닉스(11.5%) 순으로 삼성전자에 납품했다. 중국·대만 기업이 잠식한 삼성전자 패널 넘유율만 68.4%로 70%에 육박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삼성 TV의 자사 패널 비중이 추락한 점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에만 해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 TV용 패널 납품 비중이 40~50% 수준이었지만 올 들어 30% 수준, 3월에는 30% 아래로 추락했기 떄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원가개선 차원에서 디스플레이 공정 마스크 수를 축소해유리기판 두께를 0.5T(mm)에서 0.4T(mm)로 줄이는 과정에서 수율(불량없는 양산율)이 떨어져 상당량의 생산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이 높았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LG디스플레이는 아직까지 중국, 대만 업체들로부터 시장을 덜 잠식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기준으로 LG전자 TV의 디스플레이 패널 공급 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70.9%를 차지했다. 이어 중국 BOE가 15.9%, 대만 이노룩스 7.5% 등으로 중국·대만 업체 비중 합계는 30% 미만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을 받아 디스플레이 패널 설비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LCD(액정표시장치)에 대한 신규투자를 중단하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와 같은 중국의 추격 때문"이라고 전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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