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현진 인턴기자] 이세돌(33) 9단이 프로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 9단은 17일 양건 프로기사회장을 만나 미리 준비해 온 탈퇴서를 직접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세돌의 친형이자 매니저 역할을 해온 이상훈(41) 9단도 동생과 함께 탈퇴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기사회는 한국기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둑기사 300여 명이 소속된 친목 모임으로 1967년에 설립됐다. 명목상으로는 친목 모임이지만 의결 사항이 실제 한국기원 행정에 반영되는 경우가 많아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프로기사회 정관을 보면 기사회 설립 목적에 반하는 강제 조항이 들어있고, 기사회의 적립금 징수가 부당하다는 것을 탈퇴 이유로 삼았다.
이세돌 9단이 지적한 강제 조항은 '기사회에 속하지 않은 기사는 한국기원이 주최하는 기전에 일절 참가할 수 없다'는 것, 또 '기사들의 수입에서 3~5%의 적립금을 일률적으로 공제한다는 것' 2가지다.
이들은 "친목 단체에 불과한 프로기사회가 불합리한 조항들로 기사들을 구속하는 관행을 탈피하려는 것"이라며 "한국기원 구성원으로서 기사직까지 떠난다는 얘기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처럼 이세돌 형제는 기사회를 탈퇴하더라도 기사 생활은 종전과 같이 수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지금까지 기사회에 속하지 않고 한국기원 소속으로 활동한 기사는 한 명도 없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결정은 한국기원과의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 정관대로라면 기사회 측은 탈퇴를 선언한 이세돌 9단의 대회 참여를 금하도록 한국기원에 요구하겠지만 이 9단의 탈퇴를 인정할 경우 성적 상위자의 탈퇴가 잇따르는 등 최악의 경우 기사회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
양건 기사회장은 19일 대의원회를 열어 이 9단 사퇴와 관련된 내용을 논의할 방침이다.
손현진 인턴기자 free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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