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혁신위원장직 사퇴 표명…탈당 여지 남기기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누리당의 '정진석 비대위'와 '김용태 혁신위' 출범이 무산되면서 당 쇄신을 위한 작업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새누리당은 17일 국회에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잇달아 열고 김용태 혁신위원장 인선과 정진석 원내대표의 비대위원장 겸임, 비대위 구성 등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려 했다. 그러나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상임전국위를 '보이콧' 하면서 의결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무산됐다.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그는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며 "국민에게 무릎을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는 없다. 국민과 당원께 은혜를 갚고 죄를 씻기 위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의원은 혁신위원 대부분을 외부인사로 구성해 이번 주 중 인선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또한 이날 혁신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당헌을 개정하기로 했지만 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당헌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혁신위 독립성 보장 및 권한 명문화 ▲혁신위가 제출한 당헌당규 개정안은 최고위 또는 비대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전국위에서 심의·의결 ▲혁신위가 제출한 법안은 의총 없이 바로 당론 채택 등이다.
혁신위 출범이 무기한 연기되면서 7~8월 전당대회 이전에 당 쇄신책이 담긴 강력한 혁신안을 마련한다는 계획도 지키기 어려워졌다.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취재진과 만나 "마지막 혁신 기회가 사라졌다. 국민에게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또한 탈당 의사를 묻는 질문에 "아직은 그런 말씀을 드리지 않겠다"며 탈당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한편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이끄는 비박(비박근혜)계 중심의 비대위 출범도 난항을 겪으면서 전당대회 준비에 차질을 빚게 됐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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