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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巫-인간의 염원'…김태곤 기증유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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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서울과 전북 익산에서 한 민속학자가 평생 수집한 유물을 모은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기증자는 민속학자 남강(南剛) 김태곤(1936~1996년) 교수. 그는 1960년대부터 35년간 전국 곳곳의 굿 현장을 답사하고, 말년에는 아시아 정신의 원형을 찾아 시베리아를 누볐다. '한국의 무신도' 등 저서 서른네 권, '황천무가연구(黃泉巫歌硏究)' 등 논문과 글 200여 편을 남겼다. 이번 전시들은 그가 기증한 유물을 토대로 삼국지의 대표 인물 '관우'에 관한 신앙, 신과 인간의 중재자가 된 무당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는 장이다.


'삼국지연의'·'巫-인간의 염원'…김태곤 기증유물展 '삼국지연의도' 중, 장비가 장판교에서 조조군을 크게 꾸짖다 부분, 230×133cm, 19세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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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연의' 특별전 = 서울 경복궁 국립민속박물관은 동관왕묘(동묘)를 장식한 대형 그림 '삼국지연의도(三國志演義圖)'를 보존처리해 '신이 된 관우 그리고 삼국지연의' 특별전을 열고 있다. 관왕묘는 관우를 신으로 모신 사당으로, 정유재란(丁酉再亂, 1597~1598년) 당시 명나라 장수에 의해 우리나라에 남관왕묘(南關王廟)가 처음으로 건립됐다. 이후 관왕묘가 안동, 성주, 강진 등 여러 지방에 세워졌고, 고종 대에는 전주, 강화 등은 물론 한양의 북ㆍ서 두 곳에 새로 세워지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2013년 민속학, 미술사학 연구자, 서화보존 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박물관형 연구에 공모, 제안해 선정된 ‘삼국지연의도의 원형복원 및 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또한 유물보존총서 Ⅶ 삼국지연의도를 발간했다. ‘문화의 날’인 오는 25일과 6월 29일에는 '삼국지' 관련 전문가를 초청한 강연회가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진행중인 이번 전시는 김태곤 교수가 수집하고 2012년 부인 손장연 여사가 기증한 '삼국지연의도' 5점과 '삼국지도'(서울역사박물관 소장) 2점을 중심으로 ‘관우 좌상’, ‘관제영첨(關帝靈籤)’을 비롯하여 관우(關羽, ?~219) 신앙 관련 자료 등 20여 점을 보여준다.


'삼국지연의도'는 14세기 중국소설 '삼국지통속연의(三國志通俗演義)'(일명 삼국지)의 주요 장면과 인물의 이야기를 그린 그림이다. 2012년 기증 당시 부서져 사라질 위험에 처하였으나, 박물관에서 2년에 걸쳐 보존처리를 통해 원형에 맞게 복원했다. 보존처리과정에서 확인된 청색 능화판지 회장이 동관왕묘 정전 감실 문과 기둥에서도 동시에 확인돼 19세기 후기 관왕묘를 장엄하는 데 사용된 장황형식임을 밝혀냈다. 사용된 녹색 안료는, 분석을 통해 세계적으로 용례가 희귀한 셸레즈 그린(Scheele‘s green, 1775년 스웨덴 Carl Wilhelm Scheele에 의해 발견)으로 분석됐다. 이는 19세기 중기 이후 서구 문물의 유입에 따른 합성안료의 광범위한 사용을 의미한다. 또한 삼국지연의도가 19세기 후반에 그려졌음을 유추할 수 있다. 문헌 검토와 더불어 동관왕묘의 내부 규모와 그림의 크기 등을 대조하여 그림이 '삼국지도'(서울역사박물관 소장)와 함께 관왕묘에 걸렸던 것도 확인됐다.


그림과 함께 우리 삼속에서 관우신앙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유물과 문헌도 나와 있다. 관우는 영험이 있는 장군신으로 여겨져 무당들이 많이 모시기도 했으며, 관우의 신의(神意)를 담은 ‘관제영첨(關帝靈籤)’이라는 점술이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1908년 관왕묘의 국가 의례가 철폐된 이후 관우신앙이 현저하게 약화되었지만, 일부 지방에서는 여전히 그 명맥을 이어가는 모습, 무속신앙 혹은 마을신앙으로 편입된 흔적이 있다. 전시는 7월 4일까지.


'삼국지연의'·'巫-인간의 염원'…김태곤 기증유물展 오방신장도. 오방신장은 다섯 방위를 수호하는 도교계 신격으로, 무속에서는 무신도와 깃발의 형태로 표현된다. 오방신장기는 굿을 할 때 하나를 뽑아 운세를 점치는 데 쓰인다. 파란색은 질병, 흰색은 천신과 명복, 붉은색은 재물, 검은색은 죽음, 노란색은 중앙을 의미한다.


◆'巫(무)-인간의 염원을 하늘에 잇다'전 = 국립민속박물관과 원광대학교박물관은 지역순회전 사업의 하나로 오는 20일부터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박물관 3층 무속전시실에서 공동기획전 '巫'를 개최한다. 신령의 형상을 표현한 무신도와 무신상, 무당이 의례에서 사용하는 각종 무구 등, 무속 연구자인 김태곤 교수가 원광대학교박물관에 기증한 무속 유물 180여점이 선보인다.


전시장은 먼저 무속의 대표적인 신격을 무신도와 무신상을 통해 소개한다. 무당의 조상인 ‘바리공주’,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칠성(七星)’, 모든 세상을 관장하는 ‘일월신(日月神)’ 등 해학과 엄숙함이 공존하는 그림과 상을 만나볼 수 있다. 이어 무당이 사용하는 여러 무구(巫具)를 통해 굿 과장에서 무구의 의미와 관련된 신령을 살펴본다. 굿이 벌어지는 공간도 재현된다. 북한지역의 대표적인 굿이자, 장식적 요소로 화려함이 특징인 황해도 굿청과 앉아서 장구와 쇠를 두드리며 독경(讀經)하는 전라북도 지역의 앉은굿 경청(經廳)을 재현한다. 지역적 차이를 함께 가늠할 수 있도록 ‘동해안 별신굿’, ‘남해안 별신굿’, ‘경기도당굿‘의 영상도 상영한다. 전시는 7월 15일까지.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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