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부터 주담대 원금상환 전국 확대…원리금 부담 없는 분양단지에 수요 몰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5월 지방 아파트 분양시장이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서울과 수도권에 시행된 여신심사 강화 가이드라인이 이달 전국 확대 적용되자 아파트 매매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청약에 대거 몰려서다.
13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부산 동래구 명륜동에 분양한'힐스테이트 명륜' 아파트가 1순위에서 최고경쟁률이 193.02 대 1까지 치솟으며 전 가구 마감됐다. 총 355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5만 8444명이 접수해 평균 164.6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힐스테이트 명륜'은 지하 3층~지상 30층, 5개 동에 총 493가구(전용면적 84~101㎡)로 구성됐다.
현대엔지니어링 분양 관계자는 "특별공급에서만 700건이 접수돼 1순위에서도 청약경쟁이 뜨거울 것이라 예상했다"며 "힐스테이트 명륜은 명문학군과 지하철역, 쾌적한 자연환경 등 명륜동의 가치를 누릴 수 있어 향후 계약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들어서는 한화아파트 '꿈에그린' 1순위 청약도 평균경쟁률이 218대1에 달했다. 제주에서 청약경쟁률이 200대 1이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고 경쟁률은 338대 1를 기록한 A2블록 전용면적 101㎡ A형으로, 34가구 모집에 1만1496명이 몰렸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광주 '힐스테이트 리버파크' 1순위 청약에서도 810가구 모집에 3만7133명이 몰려 평균경쟁률이 45.8 대 1에 달했다. 올해 광주지역에서 1순위 청약을 받은 단지 가운데 가장 경쟁이 치열했다. 영산강 옆에 위치해 조망권이 탁월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전세난을 피해 새 집을 갖겠다는 실수요자들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이 단지 1순위 청약접수 결과 총 13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3720명이 몰려 평균 26.95대 1의 경쟁률을 올렸다.
이달 초 대우건설이 부산 사하구 괴정동에서 선보인 '괴정 어반 푸르지오'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어 총 13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3720명이 몰려 평균 26.95대 1의 경쟁률을 보여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대우건설 분양관계자는 "괴정동에 처음으로 공급되는 메이저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신심사 강화로 주택담보대출 원금 상환 부담이 없는 분양아파트가 각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수도권도 지난 2월 이후 분양아파트 청약경쟁률이 가파르게 올랐는데 지방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형건설사 브랜드 아파트, 입지 및 분양가가 매력적인 단지에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방 민간아파트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다는 점도 청약 열기를 고조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민간투택부지에 조성되는 분양단지의 경우 청약과 동시에 분양권을 사고 팔 수 있어 이를 노리는 떳다방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며 "이에 편승한 투기세력에 따른 피해가 실수요자들에게 미칠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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