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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과잉의 덫]중국발 철강범람이 휩쓴 제조업, 韓 철강은 구조조정 중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2초

[공급과잉의 덫]중국발 철강범람이 휩쓴 제조업, 韓 철강은 구조조정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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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철강업종도 공급 과잉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생산량을 대폭 늘린 중국 업체가 자국에서 소비하지 못한 철강제품을 싼 값에 수출로 밀어내면서 전 세계 철강업계를 흔들고 있다. 한국 철강업체도 예외일리 없다. '죽느냐 사느냐'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은 아니지만, 중국발(發) 저가제품의 공습으로 공급 과잉과 수요 정체 등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선제적 구조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관으로 구조조정 방침을 밝히면서 철강업종에 대해 '경기민감업종'에서 '공급과잉업종'으로 재분류했다. 철강업종은 지난해 조선·해운·건설업종과 함께 경기민감업종으로 분류된 바 있다. 철강업계가 공급과잉업종으로 분류됨에 따라 업계가 자율적인 컨설팅을 진행하고, 이 결과에 따라 공급과잉 분야가 있을 경우 기업활력제고법(일명 원샷법)을 활용해 구조조정이 추진될 예정이다. 당초 업계가 걱정했던 정부 주도의 합병 등 강력한 구조조정은 일단 피하게 됐다.


정부가 철강업계에 대해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맡긴 이유는 몇 년 전부터 업계가 각자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점차 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실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계는 중국산 공급과잉 속에서도 자발적 구조조정과 업체 간 인수·합병(M&A)을 통해 어느정도 분야별 전문화를 이뤄 조선·해양 업종만큼 구조조정이 시급하진 않다.

포스코는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 취임 이후부터 비철강, 해외 계열사를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실행해오고 있다. 구조조정은 계열사 청산, 매각, 합병 등을 포함한다. 포스코는 2014년~2017년 4년간 총 149건의 계열사 구조조정과 자산 매각을 실행할 계획이다. 149건중 지난해말까지 48건을 구조조정 완료했다. 올해 1분기 6건을 완료했으며, 남은 2~4분기에 48건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난해 3월 포스코는 특수강을 전문으로 하는 세아베스틸에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을 매각하면서 특수강 사업을 접었다. 수익성이 나지 않는 광양제철소 전기로(하이밀) 역시 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제철 역시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포항 전기로(철근라인 75만톤)를 2014년 11월 폐쇄했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 SPP율촌에너지(현 순천 단조공장)를 인수하고 현대하이스코를 인수합병 완료했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을 M&A하며 냉연도금 부문을 확충했다.


다만 일부 중소업체는 한계에 내몰린 상태다. 강관 전문회사 아주베스틸과 파이프라인, 전기로 제강 업체 한국특수형강 등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동부제철, 동부메탈, 대양금속은 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다. 이 중 지난해 10월 워크아웃을 시작한 동부제철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매각방식과 매각대금 등의 부담으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계에 직면한 대표 업종이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는 원샷법 등 기업이 스스로 제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당장은 생산량 감축이 중요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고부가가치화 등 철강업계가 신성장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구조 재편이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근원적으로 높이기 위한 '변화의 단초'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철강산업 자율 구조조정을 진행할 때 당장의 수요와 공급만 볼게 아니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수요와 공급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며 "줄일 건 과감하게 줄이고 키울건 확실히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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