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올 가을 간편식 브랜드 '배민쿡' 출시
"작년에 마케팅 비용 줄이며 성장…올해 두 배 성장하겠다"
美·中서 잇따라 투자 유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시장에서 O2O(온오프라인 연계) 사업 마케팅, 수익성에 대한 우려 섞인 이야기들이 많다. 6년 차 '배달의민족'도 이제 이익 내면서 성장성을 증명해야 한다. 손익분기점 맞추고, 올해는 두 배 더 성장하겠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사진)가 올해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올 가을에는 간편식 브랜드 '배민쿡'을 출시하고 연 매출을 2배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9일 자신의 시그니처룩인 뿔테 안경과 검은색 티셔츠, 청바지 차림으로 기자를 맞았다. 석촌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웬디의 전망대'라는 회의실에는 캠핑용 의자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배달의민족은 미국과 중국의 최대 투자사로부터 두 번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2014년 11월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원을 유치했고 지난달에는 아시아 최대 투자사인 힐하우스캐피털그룹 등으로부터 570억원을 투자받았다.
김 대표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 국가의 시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며 "도시의 밀집도와 성숙도로 따져 보면 미국 10대 상위 도시 인구 수와 한국이 같고 우리나라가 결코 작은 시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붐도 조정기에 접어들면서 이제는 성장지표뿐 아니라 재무적인 지표도 함께 증명하는 시기가 됐다"며 "배달의민족은 지난해 마케팅ㆍ판촉비를 줄이면서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해외 투자자들도 그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올해 4가지 사업 '쿼드닷 프로젝트'에 주력할 계획이다. 배달의민족과 맛집 음식 배달 '배민라이더스', 신선식품 배달 '배민프레시'에 이어 하반기에는 간편식 서비스 배민쿡을 선보일 예정이다. 식자재를 반조리 상태로 포장해서 레시피만 보고 누구나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제품이다.
그는 "직원들과 좋은 음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직접 만들어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음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배민쿡 서비스를 위해 지난해 가을부터 셰프들을 영입해서 연구개발(R&D)센터에서 레시피를 만들었고 올가을에 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공개(IPO)와 관련해 그는 "대규모 투자 유치로 상장 수준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라며 "배달의민족이 안정궤도에 올라가고, 나머지 3가지 사업 중 한두 개가 좀 더 안정 단계에 접어들면 그때 상장을 하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자신을 '경영하는 디자이너'라고 소개한다. 김 대표는 직접 폰트를 제작하고 한글을 활용한 문구류 상품, 의류 디자인 프로젝트 등을 통해 배달의민족을 다른 브랜드로 확장해나가고 있다.
김 대표는 "브랜드 관점으로 사업을 성장시키다 보니 브랜드의 팬도 생겨났다"며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올가을에는 매장에서 바로 구매해 입을 수 있는 의류를 출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배달의민족은 장동건처럼 완벽한 인간상에 가까운 브랜드보다는 오달수처럼 인간적 매력을 가진, 친근한 동네 형 같은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며 "더 많은 창업자와 스타트업이 나오겠지만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브랜드를 만들어나가는 실험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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