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용인)=이영규 기자] '마른 수건도 다시 짜라.'
용인ㆍ시흥ㆍ오산 등 경기도 내 지자체들이 앞다퉈 채무 제로(0)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채무를 떠 안고 있는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시정을 펼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도내 지자체들은 긴축재정과 개발이익금 등을 확보해 조기 채무상환에 나서고 있다.
3일 경기도 지자체에 따르면 시흥시는 지난해 11월 도시기반시설 확충을 위한 일반회계 672억원을 갚은데 이어 지난달 29일 공영개발특별회계로 남은 750억원을 조기 상환해 총 채무액 3672억원을 전액 상환했다.
시흥시는 당초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빚을 갚을 예정이었으나 배곧신도시 개발에 따른 이익금 등이 늘면서 잔여 지방채 750억원을 조기 상환하게 됐다.
김윤식 시흥시장은 "시흥시는 2009년 배곧신도시 토지 매입을 위해 3000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했다"며 "지난달 현재 배곧신도시는 총 354개 필지 중 87.6%인 310필지가 순조롭게 매각됐고 토지 매각수입이 2조42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는 시흥시균형발전사업단을 통해 배곧신도시의 안정적인 마무리와 시흥광명 특별관리지역, V-City(토취장) 조성사업 등 시흥시 발전을 모색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오산시도 '경부선철도 횡단도로 개설' 사업을 위해 2012년 경기도 지역개발기금으로부터 차입한 원금 100억원을 최근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모두 상환했다고 3일 밝혔다.
원금을 조기 상환함에 따라 2020년까지 지불해야 할 7억원의 이자비용 절감 효과도 거두게 됐다. 오산시는 지난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갚아야 할 부지매입금 90억원을 선납하기도 했다.
오산시의 이번 조기상환 재원은 2015년 세교종합복지관 부지매입비 선납을 통한 10억원의 예산절감과 국ㆍ도비 확보에 따른 시비절감 및 세입확충 노력에 따른 지방교부세 인센티브(31억원) 등으로 마련됐다.
오산시는 행정자치부 주관 '2015년 지방재정분석'에서 재정 건전성과 효율성 부문 모두 '가' 등급을 받아 재정운영이 우수한 상위 10% 자치단체에 선정됐다.
앞서 용인시는 총 4500억원 규모인 부채를 2017년까지 모두 갚겠다며 '2017년 채무 제로화 원년'을 선포했다. 용인시의 부채규모는 특별회계인 용인경전철 민간투자비 지급 등 14건 4510억원, 일반회계 용인지방상수도 시설공사 등 2건 40억원 등이다.
용인시는 채무 제로화를 위해 2014년 1033억원과 2015년 1402억원을 상환했다. 또 올해 1060억원과 2017년 1055억원을 각각 상환할 예정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채무 제로화를 위해 시청과 구청 내 265대의 공용차 및 부동산을 팔고, 행사성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는가 하면 인건비와 경상예산 절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인시는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5월 경기도 지방세 체납정리 시·군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에 선정됐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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