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선료 협상 곧 시작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진해운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자율협약 선결조건에 대한 막판조율을 마치고 2일 추가 보완서류를 제출한다.
산업은행이 협약 개시 자체는 받아들이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이번주 중 자율협약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자율협약 자구계획안에 대한 보완 내용을 확정짓고 오늘 채권단에 추가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KEB하나은행 등 채권금융기관은 이날 한진해운으로부터 추가 보완서류를 제출받은 뒤 채권단 100% 동의를 받아 오는 4일 협약 개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안과 부족 자금에 대한 확보안 등을 종전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협약 개시 자체는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는 4일 협약이 개시되면 채권단은 3개월 간의 실사를 거쳐 한진해운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신규 자금 지원시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등도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해운의 총 부채는 5조6000억원(지난해 말 기준)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금융권 부채는 7000억원대이며, 나머지 대부분은 선박금융 3조2000억원, 공모ㆍ사모 사채 1조5000억원 등으로 이뤄졌다.
회사채(공모ㆍ사모)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조5000억원으로, 이중 오는 6월말과 9월말로 만기 예정된 공모 회사채는 각각 1900억원, 310억원이다.
이번 자율협약은 현대상선처럼 용선료 인하와 비협약 채권에 대한 채무 재조정에 성공해야 경영정상화를 기대해 볼 수 있는 조건부 자율협약이다.
용선료 조정과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동참이 자율협약 추진의 선결 조건인 만큼 어느 하나라도 무산될 경우 협약은 종료되고 한진해운은 법정관리로 돌입한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곧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협상에 나서고, 오는 19일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한진해운이 올해 해외 선주들에게 지급해야 할 추정 용선료는 9288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한진해운은 앞서 지난달 자율협약을 신청하면서 4112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자구계획안과 조양호 회장의 경영권 포기 각서를 제출했다. 금융채무와 용선료, 항만이용료 등을 포함하면 상반기에만 약 5000억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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