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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해운회사' 한진해운은 왜 좌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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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를 통해서 본 한진해운 좌초 과정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너무 힘드네요. 한진해운 내일이라도 팔고 나오고 싶은데 한숨만 나오네요.”


한진해운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를 신청한 이후 인터넷 주식 관련 카페 등에는 한진해운 주식에 투자했다가 손실을 본 개미투자자들의 한숨이 넘쳐나고 있다.

27일 한진해운 주가는 1900원에 마감했다. 최근 5년 최고점인 2011년 5월 6일 주가(2만9693원)와 비교하면 90% 이상 폭락했다.


한때 ‘국가대표 해운회사’였던 한진해운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한진해운의 공시를 살펴보면 침몰하는 징후가 뚜렷하게 보인다. 공시를 통해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게 실적 하락. 한진해운 주가가 2만원대 후반이었던 2011년 5월 27일에 공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178억원의 영업손실에 1406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0년 영업이익 6866억원, 당기순이익 289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극적인 하락이다. 이후 한진해운 영업이익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악화일로를 걷는다.


한진해운은 해운시황이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자산을 매각해 운영자금 확보에 나선다. 2011년 8월 부산 감천터미널 부지 1000억원에 매각한 것을 시작으로 다음달에는 한진에너지 지분을 처분해 1598억원을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한진해운의 런던사옥을 669억원에 매각하기로 하는 등 돈이 되는 자산은 대부분 매각했다.


최근 1년간 한진해운 공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내용은 ‘전환가액ㆍ신주인수권행사가액ㆍ교환가액의조정’이다.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을 조정한다는 내용인데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모두 원래 계획했던 것 보다 전환가액을 낮춘다는 것이다. 전환가격을 낮추면 주식 발행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게는 악재이다.


2014년 9월에 발행된 전환사채의 전환가격은 지난해 9월 5811원에서 5324원으로, 지난해 12월에는 다시 액면가인 5000원으로 낮아졌다. 지난 6일 전환사채 200억원에 대한 전환가격을 7041원에서 5000원으로 낮춘다고 공시했고, 지난 2월에는 6451원에서 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환가격이 액면가까지 내려갔다는 것은 배가 가라앉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2014년 한진해운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면서 최은영 회장이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회장으로 넘긴 뒤에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관련 공시가 급증했다. 한진그룹이 침몰하는 한진해운을 지원하기 위해 계열사를 동원해 유동성을 공급한 것.


대한항공은 2014년 6월 한진해운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유상증자 신주 인수에 4000억 원을 투입했고, 같은 해 연말 한진해운이 자사주를 연계해 발행한 교환사채(EB) 손실을 보전해주는 계약도 체결했다.


올 2월에는 한진해운에 빌려줬던 대여금을 영구채로 전환해 2200억 원을 지원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에 쏟아 부은 금액이 약 90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한진칼도 3월 한진해운의 유럽·미주 지역 상표권을 인수해 6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지난 21일 공시된 ‘최대주주등 소유주식 변동 신고서’는 한진해운이 좌초됐음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신호였다. 공시 내용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과 두 딸이 이달 6일부터 20일 사이에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37만569주를 모두 매각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들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나기 직전에 보유 중이던 주식을 처분해 30억원이 넘는 현금을 챙겼다. ‘한진해운호’의 선장이었던 최 회장이 자신의 두 딸만 데리고 좌초된 배에서 뛰어내렸다는 의미였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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