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점유율이 감소한 가운데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크게 점유율을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포(OPPO)와 비보(VIVO)가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28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2016년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34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억3430만대보다 소폭 증가에 그쳤다. 이는 전세계적인 스마트폰 시장 포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와 애플은 판매량과 점유율 모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819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4.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판매량은 0.6%, 점유율은 0.1%포인트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를 3월에 조기 출시한 것이 그나마 판매량을 유지하는데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올해 1분기 512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보다 무려 16.3% 감소한 것이다. 점유율은 15.3%로 3%포인트 내려앉았다. 애플은 올해 1분기 보급형 스마트폰인 아이폰SE를 출시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인도 등 저가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대적하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팀 쿡 애플 CEO는 2분기부터는 아이폰SE의 판매량이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과 애플이 주춤하는 사이 중국 기업들은 날아올랐다.
화웨이는 중국 내수 시장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 점유율 3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화웨이는 275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무려 58.4% 급성장했다. 점유율은 5.2%에서 8.2%로 뛰어 올랐다. 화웨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보급형 제품의 투트랙 전략을 통해 중국과 유럽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1분기 '스타'는 오포와 비보였다. 두 회사는 레노버와 샤오미를 물리치고 각각 4위와 5위의 자리를 꿰찼다. 이는 두 회사가 중국 시장의 변화를 잘 따라잡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에 따라 성장세도 주춤하고 있다. 2013년에는 연간 62.5%성장했으나 지난해는 2.5% 성장에 그쳤다. 반면, 중국에서의 스마트폰 평균판매단가(ASP)는 2013년 207달러에서 2015년 257달러로 올랐다.
레노버는 2013년 150달러 이하의 스마트폰을 판매면서 급성장했다. 이후 2014년과 2015년에 샤오미는 200달러 이하의 스마트폰으로 재미를 봤다. 최근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화웨이, 오포, 비보의 공통점은 250달러의 스마트폰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포는 2011년부터 스마트폰을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2012년부터 대만, 동남아를 시작으로 아시아 전역과 중동, 아프리카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오포는 올해 1분기 1850만대를 판매해 점유율 5.5%로 4위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연간 153.2% 증가했다.
비보는 2011년부터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며 오포와 달리 내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4년부터 동남아와 인도 시장에 진출했으나 작년 중국외 판매량은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비보는 중국에서는 비교적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장 많이 판매된 X5프로의 가격은 300달러다. 2016년 1분기에 전년보다 123.8% 증가한 1430만대를 판매했다. 점유율은 4.3%로 5위에 올랐다.
안소니 스카셀라 IDC리서치 매니저는 "이러한 스마트폰 기업들은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며 "삼성과 애플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미국과 서유럽 등 포화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는 것이 필수"라고 설명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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