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나는 그 어떤 쇄신파들보다 더 쇄신적인 사람이다."
야당 텃밭인 전남 순천에서 당선돼 3선 고지에 오른 이정현 새누리당 당선자는 2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이같이 소개했다. 최근 총선 책임론을 강조하며 '친박(친박근혜)계 2선 후퇴'를 주장하는 당내 쇄신파 의원들을 향한 일갈이기도 하다.
자신을 '쇄신적'이라고 부르는 가장 큰 이유는 험지인 전남에서 재선에 성공해 지역구도 타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그동안 우리 정치권에서 불치병처럼 느껴졌던 지역분할 구도가 이번 선거를 통해서 호남과 대구·경북(TK)과 부산·경남(PK)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그는 "재작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처음 문이 열려 선거혁명의 시발점이 됐고, 이번 20대 총선의 결과는 우연을 넘어서 흐름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당선자는 최근 당권 도전 의사를 공개적으로 피력하며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여소야대 속 3당 체제라는 험로를 맞게 된 20대 국회야말로 자신이 리더십을 발휘할 기회라고 주장했다. 이어 "당이 힘 있고 화려했다면 내 존재가 부각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새누리당 안에서 33년을 보냈지만 비주류이자, 소수자였다"면서 "항상 어렵고 힘든 지역만 찾아다녔기 때문에 야당과 더 잘 소통할 수 있다. 포용력과 인내심으로 정치권을 대화와 타협의 분위기로 이끌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지낸 이 당선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다. 하지만 그는 "진박(진실한 친박) 마케팅을 내세워서 당내 경선에 도움될 리도 없을 것"이라며 "새누리당에 백해무익한 그런 논쟁에서 이제 벗어나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 "그동안 당에서 주도권을 행사했던 분들의 리더십이 다소 낮게 평가된 측면이 있다"며 "세대 교체를 통해 총선에 나타난 민의에 충실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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