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반고 학생들, 선택과목 옆 학교서 배운다

일반고에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 도입
내년부터 학생 희망 따른 과목선택 대폭 확대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의 일반고 학생들은 앞으로 문·이과 구분 없이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탐색·연계 교과목을 5개 이상 선택해 수업을 받게 된다. 재학중인 학교가 아닌 인접한 이웃 학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될 경우 학생들이 학교를 이동해 공부할 수도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19일 일반고의 학생 선택 교육과정 혁신을 위해 오는 2학기부터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을 시범 도입하고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8년 이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고에는 학력 격차가 크게 벌어지거나 학업의욕, 진로희망 등이 제각각인 여러 학생들이 섞여 있지만 문·이과 중심의 경직된 교육과정 관행에 얽매여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에 따라 학생의 진로희망과 교육과정이 일치하는 실질적인 방향으로 교육과정 편성·운영 체제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든 게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새로 도입되는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은 단위학교의 선택 교육과정을 확대하는 '개방형'과 학교간 협력 교육과정을 확대·발전시키는 '연합형'으로 구성된다.

개방형 학생 선택 교육과정에서는 고정된 계열이나 과정을 벗어나 자신의 진로를 준비할 수 있는 다양한 과목을 선택해 학생 개인별로 최적화·특성화된 교육과정을 만들어가도록 한다.

시교육청은 과목 선택 확대를 위해 올 2학기부터 시범학교를 지정·운영하며 ▲무계열학급 운영 ▲블록타임 수업 ▲유휴교실 확보 ▲교과교실 정비 등 학교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또 단위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교육과정은 인접한 학교들이 공동 운영하는 권역별 학교연합형 학생 선택 교육과정을 도입하는 동시에 이미 시행하고 있는 '거점학교형' 협력 교육과정을 내실화한다.

학교연합형은 인근 학교 간에 정규 교육과정의 일부를 공유하고 서로 학생들을 교환해 운영하는 형태로서, 학생 이동을 최소화하면서 학교의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확대 발전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교육청은 학생 선택 교육과정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대학과 미래의 직업 세계를 보여주는 학생 선택과목 안내서 개발·보급 ▲학교 교육과정 편성 절차 및 운영 매뉴얼 개발 ▲담당자 연수 및 워크숍을 실시하고, 장기적으로 ▲다양한 유형의 학교 교육과정 운영 사례 연구·검토 ▲교육과정 전문가 그룹 양성 등을 추진한다.

시교육청은 이처럼 일반고 학생들의 선택 교육과정을 확대 운영함으로써 학생들이 희망하는 과목 선택을 통해 더욱 분명한 학업동기와 의욕을 가질 수 있고, 수업에도 적극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근표 서울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은 "수업시간에 잠자는 소외된 고교생들을 깨워 자존감을 회복하게 하고 급변하는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융합적인 직관력과 창의성, 소통과 협력을 통해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문제해결 능력 등을 키우는 교육과정의 혁신을 통해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