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업계, 제로 레이팅 논의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15일 서울 강남에 있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서 ‘인터넷 생태계 변화에 따른 합리적인 통신망 관리·이용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1차 ICT 정책 해우소'를 개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정책해우소는 ‘국내외 망 중립성 정책동향 및 주요 이슈’에 대한 발제에 이어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이용방안에 대한 토의 순으로 진행됐다.

주제 발제자인 조대근 잉카리서치 대표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차단·지연 금지, 대가에 의한 우선처리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 일종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특정 서비스(Specialize Service)는 망 중립성 규제에서 제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제로 레이팅(Zero-rating)에 대해서는 "미국은 사안별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유럽은 이를 허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경제적인 목적의 트래픽 관리를 허용하되 공정경쟁과 이용자 이익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로 레이팅이란 인터넷 이용자가 특정 콘텐츠를 업로드·다운로드 할 때 유발되는 데이터 이용의 대가를 부과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사업자가 특정 서비스의 트래픽(통신량) 요금을 무료로 하거나 싸게 깎아줘 소비자의 데이터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참석 업체들은 제로 레이팅에 대해 네트워크 효과 및 경쟁 촉진의 편익을 가질 수 있지만 참여하지 못한 중소 콘텐츠 제공업체(CP)나 이용자에 대한 차별 가능성 등은 한계라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해외에서도 대체로 일정 조건 하에 상업적인 트래픽 관리를 허용한다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으며 통신 사업자(ISP)와의 제휴는 CP에게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아프리카TV는 CP의 콘텐츠 자체가 혁신적이고 경쟁력이 있다면 제로 레이팅의 한계는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사업자간 제휴가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KT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통신산업의 중심은 플랫폼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으며, 망 중립성 논의에서도 플랫폼·콘텐츠 사업자와의 협력이 중요해짐에 따라 상생의 논의를 해야 할 때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시장 내의 경쟁과 이용자의 요구에 의해 통신산업 생태계는 계속 빠르게 변화할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시장의 원리가 잘 작동할 수 있는 규제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SK브로드밴드는 ISP와의 제휴가 CP에 도움이 되지만 본질적인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제로 레이팅은 허용 여부보다 정도의 문제라고 밝혔다.

정책 해우소를 주재한 최재유 2차관은 "우리나라 네트워크 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모두 최고 수준으로 성장해 다양한 플랫폼·콘텐츠가 성장할 수 있는 동력이 된 것이 사실"이라며 "통신사와 망 이용사업자 간 상생 협력 모델을 통해 합리적인 네트워크 이용 방안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