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 제20대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 자리에 오르면서 야당발(發) 기업 규제 드라이브가 거세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재계에선 벌써부터 속앓이가 시작됐다. 하지만 더민주가 경제 살리기를 원하는 민심을 똑 바로 봐야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표심은 구태정치를 심판한 것이지 기업의 팔 비틀기 등 규제강화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꺽으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치러진 20대 총선거로 16년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구성됐다. 집권당이 1당 자리를 내놓기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대표는 승리의 일성으로 "경제민주화와 포용적 성장의 길로 경제 틀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재계의 근심은 깊어졌다. 더민주가 경제민주화의 기치 아래 제시해온 공약이 하나같이 기업들의 목을 옥죄는 것들인 까닭이다. 대표적인 예가 법인세 인상이다. 더민주는 앞서 법인세 세율을 22%에서 2009년 이전인 25%로 원상 복귀한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사내 유보금 과세도 마찬가지다. 총선 공약엔 임금을 많이 늘리지 않으면 세금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밖에 통신요금 기본료 폐지, 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은산분리 규제완화 반대 등의 논의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관련 업계의 반발은 벌써부터 감지된다. 물론 이같은 우려에 대한 김 대표의 해명이 있긴 했다. 김 대표는 지난 6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의 주제가 대기업 규제 아니냐'는 질문에 "재벌개혁이 경제민주화는 아니다. 재벌들도 룰을 지키라는 얘기지 재벌을 규제하자는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계는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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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들은 이번 투표를 통해 더민주에도 견제구를 던졌다. 더민주는 정당 투표에서 25.54%의 지지만을 얻어 3당 중 꼴찌를 기록했다. 30.82%인 새누리당과 26.74%인 국민의당 모두에 밀렸다. 실제 더민주 지역 후보자를 선택한 유권자 가운데 20.8%는 국민의당을 택했다. 민심은 지역에서 '인물'을 뽑았을 뿐, 더민주란 '당'을 온전히 택한 것이 아니란 의미다. 더민주가 당 차원에서 추진할 경제민주화발(發) 기업 규제가 오히려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이유다.
국민의당도 지역 정당에 국한되지 않기 위해선 큰 그림을 봐야 한단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의 선거 결과에 도취돼 경제 살리기를 원하는 민심을 읽지 못하면 안 된단 취지다. 현재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내놓은 공정성장론은 더민주에 비해 반기업적 정서가 덜하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세부 사항은 대기업 규제로 귀결된다. 안 대표가 지난 2월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장을 장기간 독과점한 사업자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주식 처분, 영업 양도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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