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구글에서 각종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담당했던 임원이 페이스북으로 이동했다.
페이스북은 13일(현지시간) 구글의 ATAP(Advanced Technology And Products )팀 책임자였던 레지나 듀건(Regina Dugan)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레지나 듀건은 2012년 구글에 합류하기 전 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에 소속돼 있었다. 레지나 듀건은 2009년 DARPA의 첫 여성 디렉터가 됐다.
미 국방부 산하의 DARPA는 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한 무기를 연구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진행한 각종 선행 연구 프로젝트는 국방 분야 뿐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채택되고 있다. DARPA는 다양한 분야에서 막대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면서 미국 정보기술(IT)의 숨은 산실 역할을 하고 있다.
DARPA는 스텔스 전투기, 인터넷 등을 처음 고안해낸 곳이다. 대부분의 연구들은 실용적이기 보다는 실험에 가까운 것이었으며 주로 대학 등 외부의 연구기관들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들도 많다.
구글은 레지나 듀건을 영입해서 DARPA 식의 각종 '문샷(Moon Shot. 인류의 탈 착륙에 버금갈 정도의 큰 목표) 프로젝트'들을 추진했다.
레지나 듀건은 최근까지 구글의 모듈러 스마트폰인 '아라 프로젝트'를 이끌었으며 공중에서 순간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 있는 가상 제어 시스템인 '솔리(Soli) 프로젝트', 리바이스와 공동으로 진행한 섬유 터치 기술(스마트 패브릭), 개인식별번호(PIN)나 패스워드, 생체인증 대신 사용 패턴을 기반으로 한 보안 기술 등을 연구해 왔다. ATAP는 3D맵핑 플랫폼인 '프로젝트 탱고'를 담당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레지나 듀건을 영입해 구글의 ATAP와 유사한 '빌딩8'이라는 조직을 이끌게 된다. 레지나 듀건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의 고위 임원들이 새롭게 구성될 빌딩8에 수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듀건은 "우리는 돌파구가 될 수 있는 제품을 창조하기 위해 야심찬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건이 떠나간 것은 구글에서는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그녀는 구글이 그동안 각종 이벤트에서 보여준 첨단 프로젝트들을 이끌어 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왜 구글을 떠나 페이스북으로 옮겼는지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구글은 2014년 모토로라를 레노버에 매각할 때 당초 모토로라 소속이었던 ATAP팀을 남겨놓을 정도로 이 조직에 애정을 보였었다.
페이스북은 레지나 듀건을 영입함으로써 단순히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벗어나 영역을 더욱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2일(현지시간) 개막한 개발자 컨퍼런스 F8에서 저개발 국가에서 인터넷 접속을 확대할 수 있는 '빔다운' 프로젝트를 비롯해 자율주행비행기, 가상현실 등 혁신적인 제품들을 다수 공개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연결된 세계'를 위해 수억 달러의 자금과 수백명의 인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저커버그는 "레지나 듀간을 영입해 제품 개발에 과학기술과 제품의 교감을 통해 DARPA식의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대학, 중소 기업 등과의 광범위한 제휴할 계획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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