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집권 여당의 완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청와대는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임기가 1년 10개월 남은 박근혜 대통령은 조기 레임덕까지 거론되는 최악의 상황에 빠졌다.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로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야권 분열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집권여당 새누리당은 원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날 오후 11시 현재 새누리당은 지역구 약 110석, 비례대표 약 19석 등 130석 내외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150석 과반 확보가 확실하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결과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진다.
새누리당이 130여석 확보에 그칠 경우 16년만의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된다. 구조개혁과 나아가 개헌까지 의도하는 것으로 보이는 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구상은 표류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자제한 채 충격의 침묵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비서관 등 주요 참모진은 이날 오후 청와대로 출근해 개표상황을 지켜봤다.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기자들의 입장 요구 전화가 빗발쳤지만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키고 있다.
청와대는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과 경제 관련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면서 주요 국정과제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천 과정에서 탈당한 인사들의 새누리당 복당 및 제3당 위치를 다진 국민의당과의 협상을 통한 쟁점법안 처리 가능성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살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와 관련한 박 대통령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청와대 인근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뒤 관저에서 선거 관련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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