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마스터스와의 이별."
'골프전설' 톰 왓슨(미국)은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명인열전' 마스터스(총상금 1000만 달러) 2라운드를 끝으로 평생 출전을 보장하는 마스터스 우승자의 특전을 반납했다. 첫날 2오버파로 선전해 3라운드 진출이 기대됐지만 이날 6오버파를 더해 합계 8오버파, '컷 오프 기준선'인 6오버파에는 2타가 모자랐다.
왓슨이 바로 1975년 이후 42년 연속이자 이번이 총 43번째 등판인 '마스터스의 산증인'이다. 1977년과 1981년 두 차례 그린재킷을 입었고, 지난해 1라운드에서는 1언더파를 작성해 최고령 언더파(65세)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2011년 이후 매번 '컷 오프'되면서 결국 은퇴를 결심했다. 지난해 4월 RBC헤리티지 3라운드 직후 "기량이 떨어져 오거스타는 너무 어렵다"며 이별을 선언했다.
이날 13번홀(파5) 티잉그라운드에서는 특별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비닐봉지에 싼 달걀 샐러드 샌드위치를 벤치에 내려놓았다. 30년 동안 호흡을 맞추다 지난 2004년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뜬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를 추모하는 행사다. 에드워즈는 예전에 마스터스에 출전할 때마다 12번홀(파3) 그린을 떠나 13번홀 티잉그라운드에 다다르면 왓슨에게 샌드위치를 건넸다.
왓슨은 18번홀(파4) 그린에 오르면서 환호하는 패트런에게 모자를 벗어 흔들었고, 손을 가슴에 갖다 대며 "팬들의 사랑에 감사한다"고 답례했다. 마지막 퍼팅을 마치고 캐디 닐 옥스먼과 포옹을 나눌 때는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에드워즈 사망 후 2005년부터 왓슨의 백을 맨 옥스먼 역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내 힐러리와 벤 크렌쇼(64), 빌리 페인 오거스타내셔널 회장이 기립박수로 왓슨을 맞았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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