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거래는 두달째 20% 이상 줄어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올 들어 주택 매매거래는 1~2월까지 두 달 연속 거래량이 20% 넘게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공급과잉 우려 등이 뒤섞인 탓이다. 하지만 수도권 부동산 경매시장은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이달 경기도에서 있었던 아파트 경매에는 물건당 10.5명이 몰리는 등 역대 최다 응찰자 수를 경신했다.
30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이달 들어 25일까지 경기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10.5명으로 전달보다 1.3명 증가했다. 물건마다 1명 이상의 응찰자가 경매에 더 참여한 셈이다.
이는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1월 이후 역대 최다 응찰자 수다. 앞서 경기도 아파트 경매 응찰자 수는 지난해 2월 10.0명으로 최다치를 경신한 이후 꾸준히 낮아져 올 1월에는 7.5명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9.2명으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달 들어선 물건마다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것이다.
실제 경기도 고양 덕양구 화정동의 전용면적 60.0㎡ 아파트는 지난 2일 진행된 첫 경매에 49명이 몰려 감정가의 125%에 달하는 2억3199만원에 낙찰됐다. 11일 경기도 남양주 오남읍 오남리 아파트(85.0㎡) 경매에는 30명이, 3일 경기도 양주 삼숭동 아파트(84.9㎡)에는 28명이 몰렸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이달 평균 응찰자 수는 8.8명으로 최근 1년 중 가장 많았다. 경기와 서울의 응찰자 수 증가에 전국 평균도 전달 7.4명에서 이달 8.6명으로 1.2명 늘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우선 경매가 전보다 대중화되면서 전세난에 따라 경매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같은 수요는 여전하지만 경매 나오는 물건 수가 예전보다 적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매에 나온 경기도 아파트 물건 수는 지난해 1월 740건에서 6월 652건, 12월 544건으로 크게 줄고 있다. 이달에는 357건만 경매가 진행됐다. 서울도 지난해 4월 401건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며 올 1월엔 168건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189건으로 진행 건수가 다소 늘었다.
다만 경기도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액)은 고점 인식에 이달 91.0%로 전달(91.4%)보다 다소 낮아졌다. 경매 진행 물건 중 실제 낙찰 건수를 뜻하는 낙찰률도 48.2%로 전달 58.2%보다 떨어졌다.
이 선임연구원은 "낙찰가격이 그동안의 고가 경쟁으로 거의 시세에 근접해 있는 상황"이라며 "또 감정가격이 지난해 중반 가격 상승 폭을 일부 반영한 시점에 책정됐을 가능성이 높아 낙찰가율이 다소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낙찰가율이 소폭 떨어지긴 했지만 아직은 상당히 높기 때문에 경매 참여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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