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쿠바 수도 아바나 공항에 도착, 2박 3일간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에 들어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1959년 쿠바 혁명이후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20세기 냉전의 최후 산물로 지목됐던 미국과 쿠바 간의 적대관계 청산하기 위한 기념비적 행보로 평가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인 미셸 여사와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 장모 마리안 로빈슨 등 가족들과 함께 비가 내리는 쿠바의 수도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한 뒤 유명 관광지인 올드 아바나 관광에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2박 3일간 쿠바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면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TV 대중 연설,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쿠바 국가대표팀 간의 야구 시범경기,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1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을 가진 뒤 아바나 대통령궁에서 열리는 국빈만찬에 참석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쿠바 혁명의 지도자이자 국부로 추앙받는 라울 카스트로 의장의 친형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을 만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에는 아바나의 알리시아 알론소 대극장에서 국영TV로 생중계되는 대중연설에 나설 예정이며 미국 메이저 리그 야구팀인 탬파베이 레이즈와 쿠바 야구 국가 대표팀간 시범 경기도 관람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기간 미국-쿠바 간 관계 정상화와 발전을 위한 상호 협력과 경제 협력 강화 등을 역설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쿠바 정부에 정치범 문제와 인권문제 등도 거론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방문 중 쿠바 시민사회 인권 지도자와 반체제 인사 등과도 직접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은 1928년 1월 쿠바 아바나에서 열린 미주회의 6차 연례 회의에 참석한 캘빈 쿨리지 미국 대통령 이후 역대 두번째이지만 쿠바 혁명이후로는 처음이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과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은 2014년 12월 53년간 단절됐던 국교의 정상화 추진을 전격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양국정부는 쿠바 여행 및 송금 규제 완화를 비롯, 하바나 주재 미국대사관 재개설, 정기 항공노선 취항 재개 등의 후속 조치를 취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대 쿠바 금수 조치 전면 해제는 미국 의회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의 쿠바 방문을 계기로 한 관계 정상화에 노력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와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쿠바 독재 정권을 일방적으로 이롭게 하는 관계 정상화와 금수 조치 해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하고 나서 향후 정치권의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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