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생산활동이 중단된 지 한 달이 지났음에도 피해보상 등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아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김학권 전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장이 이끄는 재영솔루텍은 정부가 전면 중단을 선언하기 바로 직전 주식거래일인 지난달 5일 2090원에서 전날 1715원으로 18%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속옷 브랜드 좋은사람들 역시 2545원에서 2355원으로 하락했고 인디에프(2495→2375원), 광명전기(2130→2055원), 신원(1880→1660원) 등도 뒤로 밀렸다.
정부의 피해보상 대책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도 커져 주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120개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고정자산(설비투자 등)과 재고자산(완제품 및 원부자재 등)의 피해액은 총 815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력업체들 피해까지 포함하면 조 단위 피해규모로 추산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2~3차 협력사들은 5000여 곳이 넘는다. 이들 협력업체 5000여 곳의 근로자 수는 12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피해 규모지만 정부는 한 달이 지나서야 피해수준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로 한 상황이다. 통일부는 우선 개별 기업을 상대로 실태조사 계획을 안내하고 오는 18일부터 기업 대상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21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서울 중구 서소문로 소재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내 설치된 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기업 실태 신고서를 접수하기로 했다.
실태조사가 마무리돼야 기업들의 주가도 어느 정도 회복 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더욱 높은 차원의 대북제재가 진행될 가능성도 크다. 당분간 남북경협주 등 관련 종목의 투자 심리는 개선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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