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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아카데미]'화이트 오스카' 논란, '화이트 할리우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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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아카데미]'화이트 오스카' 논란, '화이트 할리우드'로~ 크리스 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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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흑인 배우들이 백인 배우들과 동등한 지위를 얻길 바란다."

'화이트 오스카'의 문을 연 흑인 배우 크리스 록(51)의 말이다. 아카데미시상식이 백인들의 잔치로 돌아갔다는 비판에 자조 섞인 유머를 섞어가며 화살을 할리우드로 돌렸다. 흑인 배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아카데미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백인만의 잔치'라는 오명에 몸살을 앓았다. 2년 연속 남녀 주·조연상 후보 스무 명이 모두 백인 배우들로 채워졌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가 여러 차례에 걸쳐 칼을 빼들었지만 체질 개선에 실패했다는 평이 잇따랐다.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는 지난 27일에도 여성과 소수계의 심사 비율을 2020년까지 두 배 이상 늘리고 회원 투표권을 10년으로 제한했다.

록은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를 비난하지 않았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29일(한국시간) 열린 제88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사회자로 나서 "중요한 것은 흑인 배우들의 지위"라고 했다. 그는 "올해 아카데미시상식은 유독 인종차별 논란이 심했다. 주위에서 사회를 맡지 말라고 권유할 정도였다"며 "내가 사회를 보지 않는다고 해도 시상식은 그대로 진행된다. 다른 사람에게 일자리를 넘겨주는 것만큼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보이콧 등 이야기가 무성했지만 이 논란의 핵심은 흑인 배우들이 리어나도 디캐프리오(42)처럼 할리우드에서 좋은 역할을 맡기 힘들다는 것에 있다. 우리들이 원하는 것은 기회다. 백인들과 동등한 지위를 원한다"고 했다.


[2016아카데미]'화이트 오스카' 논란, '화이트 할리우드'로~ 제이미 폭스


록의 견해에는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흑인 배우 윌(48)·제이다 핀켓 스미스(45) 부부와 스파이크 리 감독(59) 등이 공공연히 '아카데미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최근 흑인 배우들 사이에서 자정의 목소리가 새어나오고 있다. 2005년 '레이'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제이미 폭스(49)는 "'화이트 오스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스미스에게 '더 좋은 연기를 하자'고 했다"며 "톰 크루즈(54)는 백인이지만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스무 명만 통과할 수 있는 좁은 관문이다. 백인 중에서도 후보에 오르지 못하는 배우들이 많다"고 했다. 그는 "'룸'의 제이콥 트렘블레이(10)가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고 해서 아이 차별이라고 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무작정 비난하는 배우들에게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다섯 명보다 자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냐'고 묻고 싶다"고 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70)도 "아카데미시상식에 다양성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14년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작품은 흑인 감독(스티브 맥퀸)이 노예 문제를 다룬 '노예 12년'이었다. 영화에 출연한 루피타 뇽(33)은 여우조연상도 받았다"고 했다.


[2016아카데미]'화이트 오스카' 논란, '화이트 할리우드'로~ 영화 '노예 12년' 스틸 컷


비판의 시선은 조금씩 아카데미시상식에서 할리우드로 옮겨지고 있다. 다민족 미디어 협회를 비롯한 비영리단체들은 올해부터 상영되는 할리우드 영화의 인종다양성을 조사해 순위를 매긴다. 영화 속 주·조연에 캐스팅된 백인과 소수계 비율을 비롯해 각종 시상식에서 후보·수상자 내용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할리우드 영화계를 장악한 대형 영화제작·배급사의 인종다양성 순위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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