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김민영 기자]오는 3월 현금배당을 하는 상장사들의 절반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배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높은 기업들의 배당률이 높았는데 이들은 실적 악화에도 대규모 배당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결산 현금배당을 결정한 상장사 546곳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25곳의 시가배당률이 시중금리인 3년 만기 국고채금리(약 1.5%)를 웃돌았다.
시가배당률이 가장 높은 기업은 골프존유원홀딩스(8.3%)였다. 뒤를 이어 정상제이엘에스(6.14%), 삼본정밀전자(5.93%), 아주캐피탈(5.9%), 메리츠종금증권(5.4%), 유니퀘스트(5.2%), 동양생명(5.2%), YBM시사닷컴(5.2%), 유아이엘(5%), 서원인텍(4.9%) 등이 높은 시가배당률을 기록했다. 상위 20개 기업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5.09%로 시중금리의 3배를 넘는다.
시가배당률이란 배당기준일 기준 2매매거래일 전까지 주식을 매입했을 때 배당으로 받을 수 있는 실질수익률을 의미한다.
다만 실적이 악화된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배당에 뛰어들면서 오너 일가의 지갑만 두둑히 불려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가배당률 1위인 골프존유원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대비 61.7% 줄어든 1645억원을 기록했고,영업손실 9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그런데도 248억원을 배당한 덕에 최대주주인 김원일 고문 일가(지분율 63.7%)는 156억원을 배당금으로 챙기게 됐다.
시가배당률이 4.8%에 달하는 두산은 지난해 계열사 구조조정 등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등의 영향으로 연결 기준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지난해 매출액이 6.66% 감소한 18조9603억원, 영업이익이 73.49% 줄어든 264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익은 -1조7008억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계열사를 떼어 놓고 본다 하더라도 두산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1%, 16.8% 줄었다. 1조원이 넘는 손실에도 박용만 회장(3.65%) 등 오너 일가(재단 지분 포함 44.05%)는 4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는다.
일정실업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71% 감소했지만 보통주 1주당 125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시가배당률은 4.3%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인 고희석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은 62.49%에 달한다.
해외 대주주들 역시 고배당으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중국 안방생명보험이 최대주주인 동양생명은 올해 632억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지분율은 63%이므로 389억원 가량을 배당금을 챙기게 된다.
실적 악화에도 대주주들만 배를 불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담당 기업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두산 관계자는 "2010년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 배당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주가가 높아 주가 대비 비율로 봤을 때 고배당주가 아니었지만 지금 주가가 폭락해 상대적으로 고배당주가 된 셈"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기업 관계자 역시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이를 토대로 매년 배당액을 결정하다 보니 실적이 안 좋아도 원년수준 규모로 배당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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