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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정마에와 오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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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정마에와 오마에 임훈구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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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 배출한 걸출한 지휘자로 정명훈과 오자와 세이지가 있다. 이 둘을 놓고 음악애호가들은 누가 더 훌륭한 지휘자인가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한국 음악팬은 정명훈을, 일본 음악팬은 오자와가 더 훌륭한 마에스트로라고 우기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럼 서양의 시각에서는? 단순 무식하게 유명세, 지명도만 따지면 아무래도 메인스트림 활동 경력이 많은 오자와 쪽으로 기운다고 봐야 할 것이다.


2월15일 열린 제58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오자와가 클래식 부문 최우수 오페라 레코딩상을 수상했다. 수상 작품은 2013년 8월사이토 키넨 페스티벌에서 지휘한 라벨의 오페라 '어린이와 마법'이다. 음악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그래미 수상으로 지금 일본 음악계는 잔칫집 분위기다. 하지만 오자와의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외국보다 많이 떨어진다. 왜 그럴까. 그는 디테일에 집착하기로 유명하지만 전체적인 곡의 전개가 매우 유려하다. 복잡한 리듬과 구성으로 이루어진 곡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다. 그의 주력 레퍼토리가 20세기 음악이란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아직까지 현대음악은 관객 동원에서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국내 사정상 그의 연주를 실황공연으로 감상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또 일본 출신 지휘자라는 사실 때문에 국내 애호가들에게 평가절하당한 것이 사실이다(그는 중국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10대를 보냈고 성공한 후 미국으로 귀화했다).


1959년 브장송 지휘 콩쿠르 우승으로 화려하게 유럽 음악계에 등장한 오자와는 카라얀을 사사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번스타인의 눈에 띄어 뉴욕 필하모닉 부지휘자로 활약하다가 1970년 샌프란시스코심포니 지휘자 겸 음악감독으로 취임한다. 1973년 분신과도 같은 보스턴 심포니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30년 동안 보스턴 심포니를 이끌면서 많은 레코딩을 남겼다. 특히 말러 교향곡 1번 '거인'과 스트라빈스키 '불새' '봄의 제전'은 최상의 명연으로 손꼽힌다.


정명훈은 그의 약속대로 서울시향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정마에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관객 동원을 두 배로 늘렸다. 세계 최고의 클래식 음반사인 도이체 그라모폰과 계약도 맺었다. 그러나 자세한 경위야 어찌 됐든 아름답지 못하게 서울시향 포디엄을 떠났다. 개방적이며 온화한 성품으로 잘 알려진 오자와는 80세를 맞는 올해 일본에서 일본 오케스트라와 녹음한 음반으로 8수 끝에 생애 첫 그래미상이라는 영광을 누리며 화려한 말년을 보내고 있다.






임훈구 편집부장 keygri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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