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18일 "남북관계에서도 여야는 이념적 대결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도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여당, 야당 일각에서 조차 북한체제의 붕괴나 궤멸을 이야기 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따른 개성공단 전면 중단조치와 관련해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양쪽 모두를 비판하며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날 안 대표는 대표발언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을 비판하며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다. 안 대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 등 모든 군사적 시도에 단호히 반대하고, 핵무기로는 북한의 미래가 보장될 수 없음을 분명히 깨닫게 해줘야 한다"며 "이를 저지하는데 초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강경 일변도의 대북정책은 실익이 없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소련을 악의 축으로 불렀음에도 대화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며 "(대북정책에는) 이념적인 접근이 아닌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 대표는 "핵보유를 검토하자는 여당의 주장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보수를 표방하는 일부세력들이 정치적 유불리만 따지며 시장을 혼란케하는 언행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때문에 안 대표는 그동안의 강경·온건 대응을 넘어선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10·4 공동선언은 모두 남북관계의 유산이라는 점을 여야가 인정해야 한다"며 "진보적 정부와 보수적 정부가 추진했던 성과를 계승하고 한발 더 나아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또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대신 독자적 전략무기방어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사드배치는 찬성·반대의 이분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며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우리 군의 독자적 전략무기방어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 대표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공정성장론'을 다시 화두로 꺼내며 거대 양당의 독과점구도 해체를 강조했다. 그는 "지금 박근혜 정부의 여러 미시적 구조조정만으로는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며 산업구조개혁, 신산업 전략군 육성, 동북아 경제권 구축 등 공정성장론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의 독과점 구조인 낡은 정치의 판을 깨고 국민께 더 많은 선택권을 드리겠다"며 "조직된 소수가 아니라 침묵하는 다수의 목소리가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통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