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서 식구가 됐습니다.
올해부터 한화골프단에 합류한 (김)지현입니다. '인연(因緣)'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나 봅니다. 저보다 네 살 어린 동생인데요. 작년에 남산에 함께 오르면서 '절친'이 됐고요. 이제는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됐습니다. 저는 지금 미국 캘리포니아주 테미큘라에서 훈련 중이고요, 지현이는 인근 시미밸리의 무어파크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스윙코치가 달라 함께 동반훈련을 할 수는 없지만 서로 응원하고 있습니다.
지현이가 우리팀과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기뻤습니다. CJ오쇼핑과의 계약 기간이 끝난 직후 바로 후원사를 찾았다는 게 다행입니다. 지현이는 저와 닮은 점이 많습니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한 6년 차 선수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꾸준한 성적을 내는 스타일입니다. 꼼꼼하고, 욕심이 많고, 연습을 많이 하는 것 역시 비슷합니다.
지현이는 지난 시즌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OK저축은행 준우승을 포함해 '톱 5'에 5차례나 입상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해 정상에 서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2006년 정규 투어에 합류해 2014년 7월 삼다수여자오픈에서야 '159전 160기'를 달성한 저로서는 누구보다 그 마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고개를 숙이고 있을 때 "지금도 잘 하고 있으니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위로를 해준 적이 있습니다.
저에게 큰 힘이 됐던 후배가 제 곁에 있다는 게 든든합니다. 지난 주말 테미큘라 캠프를 방문한 지현이에게 부담(?)을 줬습니다. "이번 시즌에는 꼭 우승해야 한다. 6년 만에 끝내자. 나처럼 9년까지 걸리면 안된다"고 말입니다. 지현이도 "언니와 한 팀이 돼서 기쁘고, 함께 우승을 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지현이가 저에게도 새로운 동기부여를 해주는 시즌이 될 것 같습니다. 지현이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KLPGA투어 프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