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 서울과 부산간 고속도로. 설 연휴를 맞아 고향집에 내려가는 김철기(가명ㆍ남)씨는 운전대에 앉아 명상에 잠겼다. 부모님과 누나 가족들 얼굴을 떠올리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 사이 김씨의 승용차는 앞 차와의 간격을 감지해 거리를 자동으로 유지한다.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각 구간별 최고속도와 과속위험 지역을 인지하고 속도를 자동제어한다. 고속도로를 나와 부산 시내에 들어서자 교통혼잡은 더 심해졌지만 김씨는 여전히 눈을 감은채 편안한 표정이다. 옆 차선에서 차량이 끼어들자 김씨의 차는 안전거리를 더 확보하고 선행차량의 정차상황을 확인한다. 곡선, 유턴 도로에서도 앞차를 따라 안전하게 주행한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김씨는 내비게이션 안내소리에 눈을 떴다. 눈 앞에 고향집이 보였다.
2020년 설 연휴 고속도로와 시내의 자동차 주행 모습이다. '졸음운전은 교통사고를 유발한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위험하다' 식의 교통안전 슬로건은 이미 사라졌다. 자동차가 원격으로 시동을 걸고 스스로 도로 위 신호와 보행자, 장애물을 인지해 능숙하게 차선을 변경한 뒤 유유히 달린다. '자율주행차' 시대의 달라진 명절 귀향길 풍경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서 목적지까지 부분적인 자동화 또는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을 갖춘 차량을 자율주행차라고 한다. 첨단 기술을 갖춘 컴퓨터는 운전자의 안전성, 정숙성, 안락함 등을 돕는다.
업계에 따르면 부분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의 연간 판매량은 2024년 110만대에서 2035년 4200만 대로 38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을 전후로 본격적인 상용화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3월 자율주행 핵심 기술 중 하나인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TJA)'을 선보이며 미래 자동차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혼잡구간 주행지원 시스템은 도심 혼잡구간에 적합한 자율주행 기술로 스티어링 휠(핸들)과 가속ㆍ브레이크 페달 모두 운전자 조작 없이 차량 스스로 움직인다. 혼잡한 교통상황과 주변 차량 정보를 분석해 판단하고 자율주행한다.
양산차 적용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 차선유지 지원 시스템, 후측방 경보 시스템,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등 자율주행 기술과 관련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첨단 자율주행 기술이 집약된 기아차 쏘울 EV는 지난해 12월 미국 네바다주에서 고속도로 자율주행 면허를 취득했다. 독자 기술로 개발된 고속도로 자율주행(HAD), 도심 자율주행(UAD), 혼잡구간 주행지원(TJA), 비상시 갓길 자율정차(ESS), 선행차량 추종 자율주행(PVF), 자율주차ㆍ출차 등의 지능형 고안전 자율주행 기술들을 탑재했다.
실제 도로 환경에서 더욱 안정적이고 정밀한 운행을 위해 위치ㆍ주행환경 인식 기술, 경로생성ㆍ주행상황 판단 기술, 차량 제어 기술을 추가로 적용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쏘울 EV 자율주행 자동차의 경우 탑재된 모든 기술을 실제로 구현하는 '자율주행 자동차 가상현실 체험존'도 마련해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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