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이 3일 성년후견인 지정 여부를 가리기 위한 법원의 첫 심리에 참석했다.
서울중앙지법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이날 오후 4시 심리를 열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 등을 판단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신 총괄회장은 오후 3시45분께 서울 서초구 서울가정법원에 도착했다.
신 총괄회장은 심리에서 자신의 정신적 건강 상태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총괄회장은 특히 판사의 질문에 변호인을 통하지 않고 직접 대답하는 식으로 이번 심리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신 총괄회장은 법정으로 들어서기 전 주차장에서 기자들을 만나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고 하는데 동의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답하지 않았다.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는 신 총괄회장 여동생 신정숙씨의 신청으로 시작됐다.
성년후견인 제도는 정신적 제약으로 일 처리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대신해 법원이 후견인을 선임해 법률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년후견인이 지정된다는 건 신 총괄회장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일정부분 인정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아버지의 뜻'을 명분으로 삼아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상대적으로 힘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신 총괄회장 본인도 법적 행위를 할 때 성년후견인들과 합의를 거쳐야 하므로,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하게 되는 셈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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