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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 유가하락 대응위해 금융규제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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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 중앙은행 총재 FT 인터뷰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아프리카 2위 산유국인 앙골라의 중앙은행 총재가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금융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유가 하락으로 나이지리아, 아제르바이잔 등 주요 산유국들이 잇달아 세계은행 등을 상대로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에서 앙골라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앙골라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시중에 달러 유동성이 급격히 줄고 있다는 고민을 안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은 지난해 말부터 앙골라에 달러 공급을 중단했다. 앙골라 당국의 금융규제가 느슨해 경제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차타드의 경우 글로벌 은행 중 처음으로 지난 2014년 앙골라에 자회사를 둘 정도로 앙골라에 많은 관심을 뒀던 은행이었다.


호세 페드로 데 모라이스 앙골라 중앙은행 총재는 앙골라의 금융 체계가 국제 기준을 준수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규제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데 모라이스 총재는 2014년 이후 41건의 금융규제 초안이 마련됐다며 이 중 23건은 이미 공표됐고 나머지는 올해 공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 내용은 은행 영업 허가, 외부감사, 은행 지배구조, 자금세탁 방지 등에 관한 것들이다.


달러 유동성이 줄면서 당장 앙골라 통화인 콴자화가 급락하고 있다는 점이 중앙은행의 가장 큰 고민거리다. 앙골라의 공식 환율은 달러당 156콴자다. 하지만 암시장에서는 달러가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데 모라이스 총재는 암시장에서는 콴자화가 120% 가량 평가절하돼 있다고 말했다.


앙골라는 수입 중심 경제 체계를 갖고 있고 따라서 콴자화가 급락하면 물가와 경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 데 모라이스 총재는 중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1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달러 유동성 부족이 문제이긴 하지만 앙골라는 충분한 외환보유고를 갖고 있고 중국 등으로부터 외부 조달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앙골라의 외환보유고는 220억달러 정도다. 2013년 320억달러에서 100억달러 가량 줄었다. 그렇다 하더라도 220억달러는 앙골라가 7개월분의 상품과 서비스 수입 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규모다. IMF이 적정 외환보유고와 관련해 3개월분의 수입대금을 결제할 수 있는 규모를 권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데 모라이스 총재의 충분하다는 주장이 과장은 아닌 셈이다.


앙골라는 2002년 내전이 끝난 후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했다. 내전 종료 후 인프라 건설에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었고 지난 10년간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국가가 바로 앙골라다. 하지만 유가가 급락하면서 상황이 어려워지고 있다. 원유는 앙골라 수출의 98%, 정부 재정수입의 75%를 차지한다.


중앙은행은 앙골라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를 기록하고 올해 3.3%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는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IMF는 지난해 1.5%였던 앙골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올해 7.6%로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GDP 정부부채 비율도 57%로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앙골라 정부는 지난해 예산을 약 150억달러 줄였다. 대신 100억달러 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했고 올해 145억달러 정도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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