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자체 드물고, 저가 선박은 중국·일본에서 가져가
"수주 가뭄 맞지만 1월만 보고 판단하긴 일러"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국내 조선업계가 지난 1월 중국, 일본보다 부진한 수주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적으로 발주 물량이 워낙 줄어든데다 벌크선 등 저가 선박만 물량으로 나와 국내 빅3 조선사(삼성중공업·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게 원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단순 성적만 살펴보면 1월 한달 간 중국은 10척(31만9802CGT), 일본은 1척(1만7340CGT)을 수주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조선사들의 수주 물량은 전무했다. 국내 빅3 조선사가 1월에 한 건도 수주를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이 수주한 10척은 컨테이너선 4척과 자동차운반선 2척 등을 포함한다. 일본이 수주한 1척은 벌크선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월 한 달만 실적만 보고 평가하기엔 이르다"며 "불황기이긴 하지만 앞으로 수주 실적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워낙 발주량이 가뭄인데다 앞으로 '돈 되는 수주'만 하겠다는 국내 조선사들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 선종들만 나와 1월 수주를 하지 못했다"며 "중국과 일본이 1월에 수주한 선박들은 그 동안 이들 나라가 꾸준히 계약했던 발주처에서 받은 물량"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월만 해도 국내 조선3사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한국은 15척(78만1647CGT), 중국은 57척(80만7174CGT), 일본은 32척(136만7723CGT)을 수주했다. 1척당 CGT(부가가치와 난이도에 가중치를 부여해 환산한 중량)는 한국(5만2109CGT)이 중국(1만4160CGT)과 일본(4만2741CGT)보다 높았다.
한편 조선 3사는 조선·해양플랜트 수주 심사를 한층 강화했다. 현대중공업은 저가 수주 확률이 있다고 판단되면 입찰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전략적수주심사위원회'를 만들었다. 삼성중공업도 수주 검토 팀을 운영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해서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라며 "조선업이 정상화 될 때까지는 최소 2~3년의 시간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