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BC싱가포르오픈서 힘겨루기, 김경태와 김형성 등 '일본파' 총출동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 vs 26위 안병훈.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됐다. 28일(한국시간) 싱가포르 센토사골프장(파71ㆍ7398야드)에서 개막한 SMBC싱가포르오픈(총상금 100만 달러)이다. 아시안(APGA)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가 공동 주관하는 변방의 무대지만 스피스의 등판으로 순식간에 빅 매치가 됐다. 안병훈(25)이 두번째로 세계랭킹이 높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넘버 1'을 격침시킬 호기다.
스피스에게는 이른바 월드투어의 종착역이다. 지난해 10월 프레지던츠컵(한국 인천)을 기점으로 11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HSBC챔피언십(중국 상하이)과 호주오픈(호주 시드니), 12월 히어로월드챌린지(바하마), 1월 현대토너먼트(하와이), 지난주에는 아부다비HSBC골프챔피언십(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거액의 초청료가 출발점이다. 아부다비의 경우 예전에 타이거 우즈가 300만 달러의 출전료를 받았던 점에 비추어 적어도 200만 달러 이상의 짭짤한 부수입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체력이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육체적인 피로에 시차 적응이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주 아부다비에서는 더욱이 첫날 슬로플레이에 대한 경고를 받아 '짠물퍼팅'이 무너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스피스 역시 싱가포르에 도착한 직후 "피곤하다"며 "지난 4개월간 말이 안되는 일정을 소화한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스피스의 '헝그리 정신'을 감안하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데 이견이 없다. 현대토너먼트에서는 무려 30언더파라는 우승스코어를 작성했고, 아부다비에서는 공동 5위를 차지해 이름값을 했다. "푹 쉬면서 컨디션을 조절했다"고 여전히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병훈은 사실 "잃을 게 없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BMW PGA챔피언십을 제패해 유러피언(EPGA)투어 신인왕에 올랐고, 지난 연말 플레이오프(PO) 4개 대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쳐 이미 '유럽의 흥행카드'로 자리매김한 시점이다. 아부다비에서는 최종 4라운드에서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스피스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일본의 상금왕' 김경태가 복병이다. 지난해 JGTO 5승을 쓸어 담는 출발점이 태국 싱하타일랜드오픈이라는 점이 반갑다. 동남아국가 코스에 강하다는 이야기다. 실제 1, 2라운드에서 스피스와 한 조로 편성돼 JGTO 최고의 스타 예우를 받고 있다. 오전 8시50분 10번홀에서 대장정에 돌입했다. 한국은 김형성(36ㆍ현대자동차)과 황중곤(24), 이수민(23ㆍCJ오쇼핑) 등 일본이 주 무대인 선수들이 대거 출동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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