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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렛미인' 박소담, 충무로 괴물신인이 연극을 찾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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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렛미인' 박소담, 충무로 괴물신인이 연극을 찾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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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눈 덮인 산속 추위가 마을 사람들의 걸음을 재촉한다. 그들이 떠난 자리, 우울한 노래가 흐르고 얼굴이 창백한 소녀가 홀로 남는다. 소녀가 웅크린 채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친다.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제발. 제발 저 좀 일으켜주세요." 지나가던 남자가 다가간다. 팔을 뻗어 소녀를 번쩍 드는 찰나, 소녀가 뱀파이어의 본색을 드러낸다. 남자의 목에 날카로운 이을 꽂고 사정없이 피를 빨아들인다. 남자가 발버둥치지만 목마른 뱀파이어의 힘을 당할 리 없다.

지난 13일 서울 양재동 한전아트센터 연극 '렛미인' 연습 현장. 무대도 조명도 없는 연습실은 스산함으로 가득했다. '충무로 괴물 신인'이라는 배우 박소담(25)이 뱀파이어 소녀 일라이를 연기했다. 박소담은 영화 '검은 사제들'을 촬영할 때 짧게 자른 머리, 흔하지 않은 얼굴, 높은 곳에 오를 때 가벼운 몸짓에서 묻어나는 신비함으로 일라이를 표현했다.


'렛미인'은 영국 연출가 존 티파니(45)의 작품이다.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제작해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찬사를 끌어냈다. 스웨덴 작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2008년 스웨덴, 2010년 미국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인터뷰] '렛미인' 박소담, 충무로 괴물신인이 연극을 찾은 이유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10대 소년 오스카, 그와 친구가 된 뱀파이어 일라이, 일라이 옆에서 평생 헌신하지만 늙어가며 자신의 자리를 잃는 하칸의 이야기다. 연극의 축은 일라이와 하칸이 일곱 번에 걸쳐 저지르는 살인이다. 티파니는 "연극은 원작에 비해 세 사람의 사랑에 집중한다"고 했다.


박소담은 6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일라이 역을 맡았다. 그로서는 첫 연극 출연이다. 그는 열일곱 살 때 뮤지컬 '그리스'를 보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다니며 배우를 꿈꿨다. 그러나 영화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박소담은 "연극 무대에 꼭 한 번 서고 싶었다. 그러다 일라이의 매력을 알고 오디션을 봤다. 학교에 다니며 소극장 연극을 준비하던 시절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고 했다.


'렛미인'은 배우들이 많이 움직이는 작품이다. 그 움직임은 춤 같기도 하고 몸으로 표현하는 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고독, 분노, 슬픔을 전하고 무한한 상상력과 변화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이런 다름이 박소담을 더 끌어당겼다. 그는 "'무브먼트'(움직임)를 테스트 받던 당시 바닥을 기며 땀 흘리고 소리 지를 때 희열을 느꼈다. 왜 연극을 하고 싶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오디션에 떨어진다 해도, 다시 이런 기분을 느낄 수 있었으니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 몸에 에너지가 가득 찼다"고 돌이켰다.


[인터뷰] '렛미인' 박소담, 충무로 괴물신인이 연극을 찾은 이유


박소담의 연기는 티파니를 감탄시켰다. 그는 "한 마리의 새처럼 작고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뱀파이어가 느끼는 모순과 혼란을 놀라울 만큼 멋지게 구현했다. 환상적인 배우"라고 했다.


배우들은 2m 높이에서 떨어지거나 자주 몸싸움을 한다. 배우 사이에 호흡이 맞지 않으면 다치기 쉬워 연습을 하기 전에 두 시간씩 준비운동을 한다. 특히 박소담은 인간의 힘을 압도하는 뱀파이어 역을 맡아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그는 "함께 호흡하고 소리를 내는 일이 매우 짜릿하다"고 했다.


박소담은 연극을 통해 영화에서 배우거나 느끼지 못한 것을 경험하고 있다. 그는 "(연극할 때)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시야가 넓어진 것 같다. 영화를 찍을 땐 가까운 카메라 앞에서 표정을 많이 사용하는 반면 움직임이 많은 연극은 다른 배우들의 동선까지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렛미인'은 오는 21일부터 내달 28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볼 수 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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