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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짜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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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짜장면 류정민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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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31일은 이른바 '짜장면 광복절'로 불린 날이다. 이전까지 '짜장면'이라고 표현하면 약간 무식한(?) 사람 취급을 받았다. 1986년 외래어표기법이 나오면서 짜장면의 표준어는 '자장면'으로 결정됐다. 그렇게 25년의 세월을 보냈다.


하지만 자장면은 여전히 입에 붙지 않는 어색한 표현이었다. 대다수는 여전히 '짜장면'으로 불렀다. 짜장면을 자장면으로 부르면 왠지 맛이 없게 느껴진다는 다소 엉뚱한 반박이 나오기도 했다.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 주세요"라고 주문하는 사람은 없었다. "짜장면 하나, 짬뽕 하나요." 그런 주문이 자연스러웠고,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자장면은 완벽한 표준어를 구사할 것 같은 방송 아나운서에게나 어울릴 단어였다.

국립국어원이 수많은 사람의 '무언의 항의'를 수용한 것일까. 국어심의위원회에 상정해 심층 논의한 결과를 2011년 8월31일 발표했다. '자장면'은 물론 '짜장면'도 표준어로 인정한다는 내용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온ㆍ오프라인 공간은 '환영의 물결'이 이어졌다. 그 소식이 기뻐서 짜장면을 사먹었다는 댓글도 이어졌다.


한국 사람에게 짜장면은 하나의 음식,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다. 어린 시절 추억은 물론 부모님과의 애틋한 사연도 녹아 있다. 그룹 'god'가 2001년 1집을 통해 발표한 '어머님께'라는 노래의 가사는 바로 그러한 사연을 담고 있다.

'맛있는 것 좀 먹자고 대들었었어. 그러자 어머님이 마지못해 꺼내신 숨겨두신 비상금으로 시켜주신 짜장면 하나에 너무나 행복했었어. 하지만 어머님은 왠지 드시질 않았어.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1970~80년대 짜장면은 외식의 대명사였지만, 서민에게는 그 비용도 부담이었다. 짜장면은 특별한 날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당시 아이들은 짜장면을 먹기 위해 운동회에서 온 힘을 다해 달렸다. 열심히 달려 '1등' 도장을 손등에 찍으면 부모님께 달려가서 자랑했다. 운동회가 끝난 후 가족들은 함께 짜장면을 먹으며 즐거워했다.


짜장면은 가난했지만 음식 하나로도 웃음을 나눌 수 있었던 그 시절에 대한 향수(鄕愁)를 담고 있다. 그 시절 향수를 지금 재연할 수는 있을까. 어머니를 떠나보낸 누군가에게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입가에 짜장면 양념을 묻혀가며 맛있게 먹던 그 시절 철없던 아이들은 이제야 어머니 얘기의 속뜻을 알게 됐는데…. 그 당시 짜장면이 싫다고 하시던 어머니들은 지금 어디에 계실까.






류정민 사회부 차장 jmryu@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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