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공화국 영웅' 칭호을 받았던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이 29일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향년 73세.
조선중앙통신은 30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대위원인 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동지는 교통사고로 주체104(2015)년 12월29일 6시15분에 일흔 세 살을 일기로 애석하게도 서거했다"고 보도했다.
김 비서는 북한의 대남 업무를 총괄해왔다. 특히 올해 '지뢰 도발'로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간 남북 대치국면 속에서 지난 '8ㆍ25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이었다. 북한 측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함께 판문점에서 우리 측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및 홍용표 통일부 장관과 21일부터 '마라톤 협상'을 해 주목받았다.
국정원은 11월 24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지난 '8ㆍ25합의'에 북측 대표단으로 나섰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다고 보고했다.
김 비서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외교 브레인'으로 대남뿐 아니라 대외 분야도 총괄했다. 그만큼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정보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1942년 평남 안주에서 출생한 김 비서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한 뒤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에서 외교업무 경험을 쌓았고, 2007년 초 통일전선부 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2007년 10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킨 북측 주역으로 꼽히며, 북한의 대(對)중국 라인 역할도 맡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중국 지도부의 방북 일정을 물밑에서 지휘했다.
한편 숙청설이 나돌던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장례를 위한 장의위원회 명단에 포함돼 복권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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