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페이스북에 정치인 관련 견해 밝혀…"지방공무원 선거운동 금지 규정 위반"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을 비방하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던 서울시공무원이 대법원에서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희대)는 공직선거법 위반,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과 오세훈 전 시장을 비교하면서 박 시장을 칭찬하는 내용을 올렸다. 또 A씨는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 행보를 비판하는 내용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A씨는 페이스북에 공무원 신분을 밝혔다.
A씨가 선거를 앞두고 SNS에 정치적인 견해를 밝힌 것을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다. 법원은 A씨 행동을 유죄로 판단했다. 1심은 "특정 후보자나 대통령에 대한 의견 개진이나 비판, 정당한 의혹 제기는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에 비추어 폭 넓게 인정돼야 한다"고 인정했다.
다만 1심은 "피고인이 게시한 각 글은 지방공무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규정에 위반하여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이고, 또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으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고 있어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 제4호에서 금지하는 선거운동은 공무원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로 제한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하는바, 피고인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그러한 인식 하에 게시글들을 올린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2심은 A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벌금 150만원, 정보통신망법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는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는 지방공무원으로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특정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한 사안으로, 이러한 행위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받아들여 벌금 250만원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금지하는 선거운동은 공무원의 지위를 이용하는 경우로 제한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직선거법 위반의 점(원심이 무죄로 인정한 부분 제외)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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