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임단협 합의]현대車·현대重의 성탄 선물…임단협 일단락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혜민 기자]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노사가 24일 임금단체협상에 합의했다. 오는 28일 양사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임단협은 연내 타결된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24일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명이 마라톤 협상을 벌여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기본급은 노조요구안(15만9000원)보다 낮은 8만5000원을 인상하기로 했다. 총 성과급은 기본급의 400%와 현금 400만원으로 합의했다. 성과 격려금은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감소된 경영실적이 반영돼 300%+200만원으로 정해졌고, 고급차 출시 격려금 50%+100만원, 품질격려금 50%+100만원이 추가됐다. 근무 시간은 오전 8시간, 오후 9시간이었던 2교대제를 오전 8시간, 오후 8시간으로 1시간 줄였다. 대신 휴일과 쉬는 시간을 축소해 생산량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사, 2011년 임단협 조인식 당시 모습.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임금피크제는 지난 10월 간부사원을 우선 대상으로 2016년부터 시행한다. 간부직은 59세부터 임금이 10% 감소한다. 조합원 대상 임금피크제는 내년 단체교섭에서 다시 합의해 시행하기로 했다. 조합원은 지금처럼 59세에는 임금이 줄지 않고 60세에만 임금이 10% 감소한다. 노조가 요구해 온 해외 공장 생산량 노사 합의와 해고자 복직 등은 합의안에 담기지 않았다.

같은 날 현대중공업 노사도 기본급 동결(호봉승급분 2만3000원 인상), 격려금 100%+150만원, 특별휴가 1일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격려금과 성과금 가운데 100%씩은 자사주를 지급한다.

이번 잠정 합의안은 23일 장시간의 마라톤 끝에 극적으로 마련됐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노사는 모두 지난 6월 상견례를 가진 후 6개월 간 협상을 벌였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연말을 앞두고 연내 타결 실패에 다른 파국을 막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현대차와 현대중공업의 임금협상은 오는 28일 노조 찬반투표에서 가결되면 최종 마무리된다. '연말 보너스'를 기대해 온 직원들은 해를 넘기지 않고 각각 성과금과 격려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경영 환경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안갯속인 상황에서 노사가 손을 맞잡고 위기를 돌파하자는 공감대가 임단협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