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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중앙은행 "보너스 제한 탓에 은행 위험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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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고위직 고정비 증가로 위기대응력 떨어져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은행 보너스 규제가 은행들을 취약하게 만들어 더 큰 금융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영국중앙은행(BOE)이 주장했다. 보너스를 규제하면 은행들이 직원들의 월급을 올려주게 되고 이는 은행 입장에서는 고정비용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은행의 위기 대응력이 떨어진다는게 BOE의 논리다. 애초 유럽연합(EU) 금융당국이 보너스 규제에 나설때 지적됐던 부작용들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BOE는 주장한 것이다.


BOE가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보너스 규제로 은행 직원들의 월급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이날 보도했다.

BOE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고위직들의 보수에서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0년만 해도 10%를 밑돌았으나 지금은 50%를 넘고 있다. BOE는 보너스 삭감은 쉬워도 월급 삭감은 어렵다며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은행들이 비용을 줄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보너스 규제가 은행의 위기 대처 능력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EU 은행규제당국인 유럽금융감독청(EBA)은 많은 보수를 받는 은행 고위직을 대상으로 연봉 이상의 보너스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제하고 있다. 주주들의 동의가 있더라도 최대 기본급의 두 배 수준까지만 보너스를 받을 수 있다. 이같은 보너스 규제 대상이 되는 EU 은행 고위직은 약 4000명이다. EBA가 이처럼 보너스 규제에 나선 것은 은행 경영진이 많은 보너스를 받기 위해 위험한 투자를 감행하면서 경제위기를 초래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BOE는 보너스 규제 때문에 은행들의 위기 대응력이 떨어지는 또 다른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같은 보너스 규제의 부작용은 이미 EU가 도입을 검토하던 시점부터 은행들이 제기했던 문제였다. HSBC와 바클레이스 등 유럽 은행들은 인재를 영입하고 이들을 지켜내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보너스 규제에 반발한 바 있다. 특히 보너스 규제가 없는 미국 은행과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BOE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이후 미국 은행 보너스는 영국 은행들보다 빠르게 늘었다.


BOE는 보너스 체계가 갖는 장점도 퇴색됐다고 주장했다. 고위직들에 대한 보너스가 스톡옵션처럼 장기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지급되는 형태였는데 이는 장기적 관점에서 은행 경영이 이뤄지고 주주들 이익에도 부합하는 결과를 가져왔는데 보너스 규제 탓에 이같은 장점들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금융ㆍ보험 업계에서 보너스가 전체 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20% 정도다. 2006년에 역대 최고치였던 35% 수준과 비교하면 많이 낮아진 것이다. 하지만 영국 전체 산업의 보너스 비율이 5% 이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업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영국 은행들은 보너스 규제가 도입된 후 직책에 따른 수당 등 편법을 동원해 고위직에 대한 보수를 보상해주고 있다. 하지만 EBA는 지난달 직책에 대한 수당도 보너스 제한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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