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자이신문과 인터뷰…창업家 좌우되지 않는 경영체제 구축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롯데 상장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9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장의 엄격한 시선에 노출되는 것은 기업의 체질 강화와 지배구조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일본롯데 상장 추진의사를 밝혔다. 그는 한국 롯데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를 내년 상반기 한국에 상장시킨 후, 일본롯데 상장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다. 일본롯데가 상장되면 일본 제과업체로는 칼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는고 신문은 설명이다.
신 회장은 일본롯데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창업가(家)에 좌우되지 않는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상장을 통해 그룹 내 지배구조(거버넌스) 강화를 꾀하고 그룹의 장악력을 높인다는 게 신 회장의 계획이다. 신 회장이 상장과 함께 거버넌스 강화 대책으로 마련한 것은 사외이사 증원이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지난 8월 주주총회에서 1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했지만,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다시 한 명을 늘리기로 했다. 향후 롯데알미늄 등 한국 내 자산 3000억원 이상의 비상장 계열사 11곳에서도 사외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또한 한ㆍ일 롯데의 협력체제도 강화키로 했다. 그는 "제과 부문에서 일본롯데와 한국롯데의 매출은 각각 세계 17위와 18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하나의 그룹이 되면 세계 7위 정도"라며 "연구개발 부문도 일본은 120명, 한국은 300명이 일하고 있어 중복 부문을 없애면 시너지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기업과 가족은 다르다"며 "기업의 문제는 주주 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해야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그룹 경영권을 두고 대립하고 있으며, 최근 이 분쟁이 소송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상태다.
한편 일본롯데는 9일 한국 롯데제과 지분 7.93%(11만2775주)를 주당 230만원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일본롯데는 지난 4일에도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롯데제과 지분 2.07%를 사들인 바 있어, 합하면 지분의 10%를 확보하는 셈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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