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 보상 대신 할인으로 국내소비자 불만 잠재워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폭스바겐이 국내에서 판매한 일부 디젤 차량에서도 배출가스 장치를 불법 조작한 사실이 공식 확인된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소비자 보상 대책은 여전히 나오지 않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26일 정부가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자 리콜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3일 현재 구체적인 보상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번에 리콜 명령이 내려진 15개 차종 12만5천522대에 대해서는 이르면 내년 초 리콜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폭스바겐그룹 본사 차원에서 글로벌 리콜 개시를 1월부터 시작된다고 발표한 것을 감안한 일정이다.
하지만 차량을 구입한 고객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갖는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미국·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디젤차 소유주 48만2000명을 대상으로 1인당 1000달러 상당의 상품권 카드와 바우처를 지급하고, 3년간 무상으로 수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상품권 보상 규모만 4억8200만달러(약 5586억원)에 이른다. 이는 폭스바겐이 소비자를 속여 신뢰를 상실한 대가로 거저 주는 보상금이다.
하지만 국내 고객에게는 아직 아무런 보상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 법무법인 바른은 최근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연비 조작과 관련해 집단 소송을 한 국내 고객에게도 북미 피해자들과 똑같이 1000달러 상당의 패키지를 제공하라고 폭스바겐 그룹 법무법인에 공식 요구했으나 별다른 답변을 받지 못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보상 대신 파격적인 할부 행사로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우면서 수입차를 사려는 고객을 대거 빨아들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지난 11월에 3000여대의 차량을 국내에서 판매한 것으로 추산됐다.
폭스바겐은 지난 10월 판매 대수가 1000대 이하로 급감하자 지난달 모든 차종을 대상으로 특별 무이자 할부 카드를 꺼내 들었다. 현금 구매 고객에게도 같은 혜택이 제공돼 최대 1772만원의 현금 할인이 가능했다. 티구안, 골프 등을 포함한 17개 주요 모델에 대해서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다. 제타, 투아렉, 페이톤은 선납금이 없는 60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줬다.
폭스바겐 차량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그동안 디젤 게이트와 관련해 '한국만 차별한다'고 지적해 온 국내 소비자들이 무색해진 상황이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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