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부패' 박원순법, 더 세진다…이해충돌심사 의무화

서울시, 3급 이상 고위공직자 재산-직무 연관성 따져보는 이해충돌심사 의무화

박원순 서울시장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이 한층 더 강화된다. 고위공직자의 재산과 직무 사이의 연관성을 따져보는 '이해충돌심사'가 의무화되며, 그 대상도 3급 이상 고위공무원에서 4급 이상 공무원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 공무원 행동강령' 일부 개정규칙안을 마련해 12월 중 입법예고하고, 조례규칙심의회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2월부터 본격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이해충돌심사는 고위공직자와 배우자, 직계 존·비속의 보유재산과 공직자 본인의 소관업무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를 심사하는 제도로, 일명 박원순 법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앞서 시가 지난 3월부터 시범 실시한 이해충돌심사에는 시 3급이상 간부 49명 전원이 참여했다. 시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이들로부터 동의서, 심사청구서, 증빙자료를 제출받아 심사한 결과 이해충돌사항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이같은 시범운영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고위공직자의 재정적 이해충돌심사를 연 1회로 의무화한다. 또 시는 심사대상을 현재 3급 이상에서 4급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3급 이상 시 고위공직자는 본인과 이해관계자의 이해충돌여부를 자가진단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이해충돌심사를 청구해야 한다. 이후 시는 보유재산, 담당직무를 조사한 뒤 직무관련성을 종합판단, 이해충돌 여부를 가리게 된다.

또 시는 직무수행에 영향을 미치는 사적 이해관계가 재정적 이해관계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재산 이외의 이해충돌 요소 관리를 위해 이해충돌방지 절차도 체계적으로 제도화한다.

먼저 직급과 관련없이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는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은 반드시 '이해충돌 자가진단'을 해야 하며, 이해충돌 상황이 있는 경우 '이해충돌상담관'과의 상담을 거쳐야 한다. 여기서 이해관계가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직무에서 배제하는 '회피조치'가 이어지게 된다.

한편 시는 고위공직자 이해충돌 심사대상, 자가진단 문항, 절차 및 방법 등 세부적인 내용은 추후 메뉴얼 등을 통해 구체화 할 방침이다.

김기영 시 감사위원장은 "올해 고위공직자의 보유재산-직무 간 이해충돌심사를 전국 최초로 실시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를 연1회로 의무화하고, 직급과 상관없이 이해충돌 가능성이 많은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대상으로 자가진단을 의무화하는 등 '박원순법'이 한층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전 예방적이며 선진국형 부패방지 제도라 할 수 있는 이해충돌심사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 공직사회혁신을 선도적으로 실천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